伊 환경단체,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에도 '먹물 테러'

이탈리아 로마의 명물 트레비 분수가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며 여러 관광지에서 '먹물 테러'를 벌여온 환경단체에 의해 검게 물들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Ultima Generazione, 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 활동가 7명은 이날 "우리는 화석(연료)에 돈을 내지 않겠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트레비 분수에 들어가 식물성 먹물을 부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죽어가고 있다"고 외치기도 했다.

단체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끌려 나온 뒤 시위 물품을 압수당했다. 주변 관광객들은 이 과정을 영상으로 찍었으며 일부는 욕설과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성명을 통해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강타한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려고 이번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지난 16일~17일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14명이 숨지고 3만6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농경지가 대거 침수됐고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탈리아 건축가 니콜라 살비에 의해 1762년 완성된 트레비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의 명소로, 영화 '로마의 휴일'(1953)과 '달콤한 인생'(1960)에 등장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지난달에는 로마 스페인광장의 바르카치아분수를, 이달 6일에는 로마 나보나광장 피우미분수를 검게 물들인 바 있다. 4일엔 로마 중심가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반나체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