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3%대 하락... "외식 물가 상승세로 소비자 부담 여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 상승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또한 석유류 가격도 지속해서 하락하는 등 대부분 품목의 물가가 꺾이는 양상이나 외식 물가의 상승세는 여전해 소비자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3일 YTN 생생경제에 출연해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6.4%나 가격이 내려간 상황"이라면서 "지난 2월부터 석 달째 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현재 전년 동월 대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나 대조적으로 외식 물가는 7.6% 치솟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접촉의 증가로 외식 물가뿐만 아니라 숙박업 같은 개인 서비스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먼저 해제한 미국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의 경우 총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대로 하락했으나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좀처럼 꺾이지 않아 여전히 4%대라고 지적했다.

또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가 많이 내려가지 않는 주원인은 외식 물가·가공식품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8%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석 교수는 "그나마 희소식은 가공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하락을 했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8~9%로 소폭 하락한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미 작년에 높이 오른 수준이라 추가적 상승이 그리 커보이지 않은 기저 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식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5%나 상승했고 이것 역시 19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상태"라면서 "소비자가 주로 사 먹는 빵 가격은 11.3%, 우유는 9%, 과자류는 11% 오르면서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산물 같은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했으나 채소류는 여전히 7%나 상승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먹거리 가격이 안정됐다고 느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0.80으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작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했으나 대조적으로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여전히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