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中간 핵전쟁 가능성…中, 韓·日 미군기지 공격할수도"

"美, 성급한 '대만독립 인정' 등 불필요한 도발 자제 필요…3차대전으로 가는 지름길"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중 경쟁의 진정한 실존적 위험은 '핵전쟁'이며 그 결과 중국은 한국의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미중 경쟁, 진짜 실존하는 위험은 핵전쟁'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할 경우 실질적인 핵전쟁 가능성을 포함해 3차 세계 대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WP는 이 과정에서 중국이 한국과 일본, 필리핀, 괌 등의 미군 기지를 우선 공격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WP는 미국 내 '중국 매파'로 분류되는 마이크 갤러거(공화당 위스콘신주) 의원이 지난 2월28일 미 하원 중국공산당(CCP) 특별위원회 첫 청문회에서 미중 갈등 관련해 "이는 21세기에서 삶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실존적 투쟁(existential struggle)이며 가장 근본적인 자유의 위협"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인용했다.

WP는 "갤러거 의원의 주장이 옳다. 왜냐하면 (미중 간)이 새로운 냉전은 기존 소련과의 냉전과 마찬가지로 핵 분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냉전 상황에서 미중 갈등은 실존하지만, 매파 정치인들이나 미국의 대중 모두 핵전쟁 가능성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WP는 또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확산 위협'을 인지하고 분명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면서도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전쟁에 대해서는 안일한 가정을 (하는 것처럼) 보여 이상하다(odd)"는 존 K. 컬버 전 미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국가정보원의 발언을 전했다.

특히 "중국과의 갈등에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시나리오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이다"라며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최근 진행한 미중 '워게임(War game·가상 전쟁 실험)' 결론을 거론했다.

WP는 "워게임 결과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지만 대만군을 격파하지는 못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은 상당한(significant) 사상자를 냈고 대만은 끔찍한(awful) 인명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나리오상에서 갈등은 핵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우발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WP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워게임에서도 비슷하게 미국과 동맹은 수십 척의 배, 수백 대의 항공기, 수만 명의 장병들을 잃는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기는 했으나, 미국 도시의 파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경우에도 핵보다는 재래식 무기에 초점을 맞춘 전략 수립을 제언했다"고 전했다.

WP는 그러나 "이 같은 제언이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핵전쟁 위험성을 지나치게 낮게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중 핵 갈등의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만 전쟁 발생 시 미국이 중국의 군함과 항공기를 해상과 공중에서 공격하는 것만으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의 군사 기지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한국, 일본, 필리핀, 괌, 하와이와 본토 서부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습하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본토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중국 타격을 포함한 전면전을 결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의 핵무장 강화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중국 군사력에 관한 미 국방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400기인 중국의 핵탄두는 2035년에는 1500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WP는 "만약 중국이 미국과의 재래식 전쟁에서 열세에 몰려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면 중국은 핵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며 "두 열강이 전투에 나서면 적어도 해상에서 전술핵 무기 사용을 피하기 어렵고, 한번 임계점을 넘어서면 핵전쟁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준비한 1914년을 생각해 보면, 이는 이제 실존적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WP는 "이는 중국에 굴복하거나 대만을 버리기 위한 주장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대만을 계속 지지하고 중국을 저지해야 하지만,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19명의 공화당 의원과 같이 대만의 독립을 성급하게 인정하는 등 불필요한 도발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WP는 "이것은 3차 대전으로 가는 지름길(fast-track to World War III)이 될 것"이라며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허구를 유지하는 것은 핵전쟁을 막기 위한 작은 대가일 뿐"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