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지방이전 결의 원천 무효"... 산은 노조 법적 대응 예고

27일 산은 강석훈 회장 등 경영진, 비밀리에 경영협의회 열고 지정안 제출

28일 산은 노조,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 갖고 "원천 무효"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위원장 김현준)은 사측이 본점 지방이전 방안을 노사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의해 행정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산은 노조는 28일 금융위원회가 위치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석훈 산은 회장은 노조가 요청한 지방 이전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설립을 거부하고 직원 2800여명이 반대 서명을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지방이전기관 지정안을 결의했다"며 이 같은 밝혔다.

강석훈 회장은 앞서 전날 경영협의회를 열고 산은의 지방이전기관 지정 방안 검토 보고서를 결의해 금융위에 제출했다. 이를 두고 노조 측은 '밀실 날치기 처리'라며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산은 본점 부산이전 추진을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부터 지방이전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한다. 금융위가 산은 의견을 받아 지방이전기관 지정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 국토부는 유관기관 협의 후 국가균형발전위에 안건을 제출하는 절차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은 이전 방안은 본점을 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사회 결의를 거쳤어야 함에도 강 회장은 사외이사들이 부산 이전을 거부할 것이 두려워 이사회가 아닌 경영협의회를 통해 결의했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지방이전 절차 안내에 따르면, 노사 협의를 거쳐 이전방안을 제출하라고 안내했음에도 아무런 협의 없이 은행 외부 밀실에서 날치기로 지정안을 처리했다"며 "해당 의결은 행정 절타를 무시한 채 진행된 것으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한 "강석훈 회장은 부산 이전과 관련하여 어떠한 노사협의도 한 적이 없다"면서 "직원들이 강 회장에게 '부산 이전을 왜 해야 되는 지' 물어도, 강 회장은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이니 따라야 한다'는 납득할 수 없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적·절차적 하자가 있는 사측의 이전 방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금융위 등 담당 부처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경영협의회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