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2.4원 내린 1301.8원 마감…연준 ‘빅스텝’ 사실상 무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내렸다. 미 Silicon Valley Bank(SVB) 파산 영향에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산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낙관론이 등장한 영향이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2.4원 내린 1301.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2원 하락한 1317.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1300원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내 소폭 오르며 1300원대 초반에 거래를 마쳤다.

미 Silicon Valley Bank(SVB)는 지난 8일 유동성, 수익성 악화에 대처해 증자계획을 발표했지만 이후 대량 예금인출이 발생하고 증자가 무산됨에 따라 지난 10일 미 금융당국은 SVB의 영업을 중지시키고 예금보험공사(FDIC)는 예금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SVB 리스크 완화 개입에 따라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고 FOMC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이 둔화되면서 긴축 완화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연준의 50bp 인상 가능성을 택한 비율은 0%가 됐다. 25bp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97.4%까지 치솟았으며 금리동결 의견도 2.6%로 나타났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SVB는 미국 내 16번째로 큰 은행이지만 미국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9%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규제를 적용 받았던 대형은행과 달리 SVB는 LCR, NFSR 등 규제를 적용 받지 않았으며 특수한 케이스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레고랜드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도 금리인상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SVB보다 작은 미국 내 은행은 4000개가 넘게 존재하며 이 은행들이 미국 전체자산 중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방은행들에서 유동성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 3월 FOMC에서의 50bp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으며 6%까지 반영하고 있던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