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흐무트 중부 근접...우크라 "하루새 러군 500명 사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동부를 대부분 장악하고 중부 행정 중심지로 진격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흐무트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단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와그너 용병들이 바흐무트의 행정 중심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군복을 갖춰 입고 한 고층 건물 옥상에서 다른 건물을 가리키면서 "연기가 나는 5층 짜리 건물은 바흐무트 정부 건물이자 바흐무트의 중심부"라며 "이곳에서 1.2㎞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의 무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프리고진은 이날 영상에서 "바흐무트에서 승리하려면 매달 탄약 1만t이 필요하다"며 탄약 비용으로 매달 5억 달러(약 6600억 원)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가 죄수들을 신병을 모집하는 것을 불허했다"면서 "이는 와그너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8일 와그너 그룹이 도시의 동쪽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 보고서에서 와그너 용병 부대가 지난 나흘에 걸쳐 바흐무트 동부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전날 저녁 러시아가 바흐무트 동부 지역 정리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바흐무트 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퇴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 보좌관도 전날 정부가 바흐무트 전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이날 성명에서 "바흐무트를 우크라이나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반격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사상자가 500명을 넘는다고 이날 현지 의회 방송에서 말했다.

체레바티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16번의 공격을 감행했으며 바흐무트에서 23번의 충돌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투 과정에서 221명의 러시아군이 죽고 31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부연했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적군이 계획을 실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7월부터 바흐무트에 공세를 집중해왔다. 특히 와그너그룹이 러시아 수감자들을 신병으로 모집한 뒤 이 지역에 대규모로 투입했으며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맞서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등 수개월 간 격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