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미쓰비시 변제 아닌 한국 기업이 변제
가장 하수의 안, 최악의 안으로 결정
일본 정부, 외교적으로 승리한 날로 평가
◆…강제동원 피해 소송 대리인단 임재성 변호사 인터뷰.[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쳐]
정부가 재단을 만들어 우리나라 기업의 기금으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먼저 해주고 차후 일본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배상 해법을 오늘(6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는 재단에 대해 "우리나라 외교 실패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강제징용 피해 소송 대리인단 임재성 변호사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제3자 변제는 원래 아닐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변호사는 "피고 기업이 변제하는, 일본의 일본제철이나 미쓰비시가 변제하는 게 아니면 다 제3자 변제일 수밖에 없고 핵심은 제3자 변제냐 아니냐가 아니라 재원을 어떻게 만드느냐. 일본 기업의 참여가 있느냐, 피고 기업의 참여가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의 참여가 있느냐, 사과는 있느냐 이렇게 일본 측 부담이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인데 결국 아무런 일본 측의 부담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귀결이 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저희가 검토했던 여러 가지 안 중에 가장 하수의 안, 최악의 안이 결국 결정됐다"며 "순전히 한국 기업들만의 돈으로, 소송에서 진 일본 기업의 채무를 면책시켜주는 안이며 일본이 아무런 부담도 책임도 지지 않고 판결에서 진 자국 기업들을 면책시켰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외교적으로 승리한 날이 오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우리나라 기업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진행한 후 일본 기업도 참여하도록 이끌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임 변호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루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든 덮고 빨리 지나가고 싶은 마음. 그러니까 일본이 사과할 수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절대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이 문제를 다시금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이렇게 이미 한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돈으로 피해자들 채권을 다 없앴는데 채권 다 없어지고 나서 일본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라고 이름까지 붙여진 곳에 자발적으로 기부를 하겠느냐. 이거는 한국 정부가 지금의 외교적 실패를 가리기 위해서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하는 이야기지 그거는 사실 전혀 의미가 없는 이야기를 보도용으로 혹은 자신의 실태를 감추기 위해서 오늘 하는 거라고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국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이 조성한 재원으로 판결금을 대신 변제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한 해법을 이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재단 기금 모금에 정작 일본 기업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자 피해자 단체는 '가해자 책임을 면책 시킨 해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단체는 이날 오후 각지에서의 기자회견과 촛불시위 등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