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방시혁, 배고픈 시절 겪어 본 사람" SM지분 매각 소회 밝혀

이수만, SM 직원에 편지 “SM은 제게 도전·행복·축복이었다”

하이브 "SM 경영진, 회사 지배권에 영향 미치려는 위법 확인"

이 전 총괄은 3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직후 SM 임직원과 팬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포스트 이수만'을 준비하기 위해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는 이 전 총괄은 "SM을 제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이 업계의 '베스트'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2년여는 SM에 가장 적합한 '베스트'를 찾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미 SM 무대에서 내려갈 결심을 했기 때문에 현 경영진에도 이수만이 없는 SM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재촉했다"며 "SM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와 손을 잡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서 배고픈 시절을 겪어 본 사람이다. 가수 지망생들과 분식으로 식사를 때우며 연습실에 파묻혀 있었던 사람,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산지사방으로 돌아다녀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며 "내게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괄은 "SM 맹장으로서의 인생 일막을 마치고 이제 저는 이막으로 넘어간다"며 "내 넥스트는 테크놀로지(기술)와 문화가 만나는 곳이다. 그곳을 향해 나는 저벅저벅 걸어간다"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전 총괄은 SM 가족들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에게도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했던 날들에 저는 후회가 없다"며 "SM은 제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법원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한 인용 결정으로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인수한 하이브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하이브는 이날 "이번 결정을 통해 SM의 현 경영진이 회사의 지배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위법한 시도가 명확히 저지되고, 이제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