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안심사2소위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
‘자동차’로 분류돼 보도·횡단보도 통행 금지
공원녹지법·개인정보보호법 등 첩첩산중
◆…실내외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가 경기도 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 캡처
자율주행로봇의 보도 통행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했다. 배달로봇을 도로 이용 주체로 인정하고 독립적으로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2소위는 회의를 열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행안위 전체회의 통과 후에는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법률이 공포되면 시행도 이뤄진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이미 상용화된 서빙 로봇과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각종 규제 문제로 현재 실외 자율주행 로봇은 서울 강서구와 강남구, 경기 수원시 등 규제샌드박스가 승인된 일부 지역에서만 실외 주행이 가능하다.
지난 2019년 11월 서울 건국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처음으로 실외 로봇배달서비스를 선보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 영통구 소재의 광교 호수공원에서 실내외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활용한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2021년 11월에는 기존 '딜리드라이브'에 실내외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가게에서 문 앞까지 배달되는 D2D(Door to Door)로봇배달서비스를 선보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편의점 안전상비약 배달과 관련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율주행 로봇 배달 플랫폼 뉴빌리티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서울 방배동 일대를 중심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 2차 실증을 진행한다. 사진:뉴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세븐일레븐과 뉴빌리티가 시범 운영 중인 자율주행 로봇 ‘뉴비’는 2021년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등에서 치킨을 배달하는 시범 사업을 순조롭게 마치고 지난해 근거리 배달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동안 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 상용화는 각종 규제에 발목이 묶여 실외 자율주행이 불가능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배달 로봇은 ‘자동차’로 분류돼 보도·횡단보도 통행 등을 할 수 없으며 ‘운전자’ 역할을 하는 현장 요원이 동행해야 한다.
추가 입법과 하위법령이 마련되면 앞으로 자율주행로봇은 별도의 규제를 받지 않고 단거리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로봇 배달이 완전히 상용화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를 통행하는 자율주행로봇이 사람과 부딪쳐 사고가 발생할 경우 처리 규정에 대한 후속 입법도 필요하다.
공원녹지법에선 30㎏ 이상이거나 시속 25㎞ 이상의 동력 장치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배달 로봇의 중량은 보통 50㎏ 안팎이다. 생활물류법상 운송 수단은 화물자동차와 이륜자동차로 한정돼 로봇의 배달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불특정 보행자를 영상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도 담당 소위원회 입법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 실외 이동로봇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안전인증제도 도입과 손해보장 의무화 등 내용이 담긴 법안이다. 개정안은 3월 산자위 소위에 다시 오를 전망이다.
양금희 의원은 “보험 문제 등 추가로 해결해야 할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