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비극 정치적으로 악용"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까지 훼손"
"국민의힘도 징계에 동참해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원내수석부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국회의원 태영호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재호·위성곤·김한규 의원.(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 4·3 사건이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고 발언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1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을 엄중히 징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에서 13일 열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태영호 의원은 “제주 4·3 사건의 장본인은 '김일성'이다. 북한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대신 용서를 구한다”라고 말해 역사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오 원내대변인은 “4·3사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에 대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태영호 의원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태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진의를 왜곡하는 악의적인 발췌로 고인의 명예까지 훼손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받은 더불어민주당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태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고 말씀했다”고 주장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끌어들였다.
이어 “(태영호 의원이) 본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역사를 왜곡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를 짓밟는 짓을 서슴없이 자행했다"며 "태 의원의 책임을 국회 윤리위에서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영호 의원은 징계를 면할 수 없겠지만, 더 늦기 전에 제주도민과 김대중 전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도 전당대회가 유신 시대로의 회귀를 목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태영호 의원의 징계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발간한 '제주 4·3 진상조사 보고서'에서는 이 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4·3 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기마대에 어린아이가 다쳐 항의하는 도민들을 향한 경찰 발포에 의해 민간인들이 사망한 것이 시작점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