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문의 했더니 여기저기서 연락"...정부, 대부중개 사이트 불법행위 단속

채무자대리인 신청 소비자 80%가 불법사금융 접촉

'온라인 대부중개사 협의회' 구성

정부,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TF'로 점검·단속 중

#사례. 등록대부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대부중개 사이트에서 소비자 B씨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획득했다. A씨는 B씨의 개인정보를 불법사금융 업자에게 판매했다. 결국 B씨는 불특정 다수의 불법사금융 업자에게 수시로 연락을 받게 됐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등록 대부중개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대부중개 사이트' 업계는 금융소비자가 '대출문의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면 대부업체가 글 작성자의 전화번호를 열람해 먼저 연락하는 운영방식을 오는 16일부터 중단할 예정이다.

이는 소비자가 불법사금융과 접촉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금융위 설문 결과 2021년 채무자대리인 신청자 4313명 중 3455명(80%)이 사이트를 통해 불법사금융을 접했다고 답변했다.

소비자가 개인정보 제3자 제공동의를 한 후 게시판에 대출문의 글을 작성하면,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대부업체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소비자에게 먼저 연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회원 대부업체가 불법사금융업자와 연결돼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소비자는 불특정 다수의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연락을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이트가 회원 대부업체의 소비자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사후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금융위는 소비자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을 중단하는 등 사이트 운영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업계는 오는 16일부터 '대출문의 게시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회원 대부업체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현 영업방식을 중단한다.

소비자가 게시판에 대출문의 글을 작성하면 작성자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대부업체가 소비자에게 연락하는 방식이 아닌, 소비자가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면 상담이 가능한 대부업체가 댓글로 광고배너를 게시해 소비자가 대부업체로 연락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아울러 업계는 '온라인 대부중개사 협의회'를 구성해 회원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 등 자정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대부협회도 자정활동을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TF' 등을 통해 사이트 내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 중이며, 점검 및 단속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연구기관과 함께 사이트 현황분석을 실시해 이용자 특성 등을 정리하고 제도 개선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