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행동주의캠페인 원스톱플랫폼
전자위임 법적 효력 높이고자 법무법인과 협업
급작스런 안건 변경에도 '실시간 주주소통'으로 재위임 진행
소액주주연대에 가이던스 제공, 후원 서비스 계획
◆…임성철 비사이드코리아 대표 (사진=김진수 기자)
"모두가 가상에서 현실을 꿈꿀 때 비사이드는 현실에서 꿈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기울어진 자본시장에서 소외받는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임성철 비사이드코리아 대표는 지난 27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행동주의캠페인 플랫폼 비사이드(bside)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금호석유화학, 사조그룹, 티엘아이 등 캠페인이 이뤄졌고 현재 국내 은행주와 BYC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비사이드는 비대면 전자위임으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주주총회 현장에 전달하고 있다. 법무법인과 함께 위임장의 법적 효력을 높이는 프로세스도 갖췄다. 기관 중심 캠페인을 넘어 소액주주연대의 캠페인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다음은 임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비사이드를 소개해 달라
-행동주의캠페인을 실행할 수 있는 원스톱플랫폼으로 2021년 9월 국내 최초로 출시됐다. 기울어진 자본시장에서 소외받는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호소력이 높은 캠페인을 위주로 주주를 결집하고 있다.
Q) 1년여 만에 위임액 1200억원, 참여주주 2200명을 달성한 비결은?
-비사이드의 기술력 못지않게 주주제안 측의 콘텐츠가 중요하다. 지난해 3개의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주주제안 측의 합리적인 명분과 대안에 기술의 편의성이 뒷받침돼야 성공적인 캠페인이 된다는 것이다.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기관까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다.
Q) 비사이드의 기술력이란
-그동안의 행동주의 캠페인은 개별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수기로 이뤄지는 프로세스가 굉장히 많았다. 비사이드는 네트워크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분산된 캠페인을 한곳에 집중시켜 대량의 정보를 분석했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전자위임과 주주명부 대조에 대한 내부전략 프로세스도 갖췄다.
Q) 그동안 진행된 4개 캠페인 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건?
-아무래도 SM 캠페인이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1%남짓 되는 소수지분만을 가지고 20%가 넘는 사측에 맞섰다.
1주만 가진 소액주주들이 '미안해하면서' 참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글을 올리고 주위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네트워크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비사이드 입장에서도 행동주의 캠페인과 자본시장에서 필요한 서비스임이 증명되는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또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고 SM과 얼라인이 연합하면서 우리로서는 고객이 상장사로 바뀌는 '좋은 그림'이 됐다.
Q) SM 캠페인에서 비사이드가 어떤 기여를 했나?
-실시간 주주소통 기능이 효과적이었다. SM 캠페인 도중 안건이 변경되면서 재위임이 필요한 상황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모든 집을 다시 방문해 위임을 다시 받아와야 하는 수고가 필요했겠지만, 비사이드의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내부에서 주주들과 소통해 하루 만에 60% 이상 재위임을 받았다.
◆…비사이드 어플 캡처
Q) 전자위임이 서면위임장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정확히는 '비대면 서면위임'이다. 주주가 본인확인-안건 투표-서명-신분증 사본 업로드를 완료하면 우리가 서면위임장과 동일하게 인쇄해서 주주총회에 가져가는 방식이다. 심사권한이 발행회사(상장사)에 있다보니 서면위임장 심사가 굉장히 까다롭다. 그래서 비사이드는 대형 법무법인 두곳과 수개월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위임장이 법적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췄다. 발행회사 측 법무법인과도 미리 소통해 주총 당일 사측과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한다.Q) 3월 주총을 앞두고 '실시간 주주총회'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주총 현장과는 별개로 게임성으로 제공하는 기능이다. 주총이 재미없지 않나. 실시간 채팅과 안건별 표결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주주끼리 소통하고 안건별로 좋아요, 싫어요 반응을 달 수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주주나 주주명부 대조를 통해 인증된 경우 이용 권한이 주어진다.
Q) 소액주주연대 지원 프로그램을 추후 공개한다고 제시했는데.
-기관은 풍부한 자본력과 전문인력을 토대로 호소력 높은 캠페인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반면 소액주주연대는 정보나 가이던스가 부족한 상황이다. 비사이드가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면서 입수한 데이터를 분석해 가이드를 만들고자 한다. 이 전략 가이드는 이벤트드리븐 캠페인으로 제품화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관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소액주주연대 수십 곳에서 요청을 받고 있는데 단순 주가폭락을 이유로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곳이 많다. 거버넌스 개선을 판단 기준으로 삼고 기관을 설득할 만한 콘텐츠를 갖춘 곳을 선별할 생각이다. 내년 공식 캠페인 중 하나로 내세울 예정이다. 비사이드 뉴스레터를 활용해 소액주주연대 후원 서비스도 지원하려고 한다.
Q) 비사이드가 요구하는 콘텐츠의 방향은?
-비사이드는 주주제안 측이 호소력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가이던스만 제공할 뿐 직접 이끌진 않는다. 독립적인 캠페인을 위해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 주주제안 측이 잘해주셔야 한다. 주주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왜 소중한 개인정보와 시간을 들여서 참여해야 하는지를 납득시키지 못하면 캠페인이 성공할 수 없다.
Q) 앞으로 어떤 캠페인이 예정됐나?
-이전보다 캠페인 개수나 규모가 커진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은행주, BYC 캠페인이 진행 중이며 올해 3월 주총 때 4개 캠페인이 추가될 예정이다. 민감한 문제다 보니 공개하긴 어렵지만 아마 언론에서 주목받는 캠페인 중 하나일 거다. 대표성 있는 기관이 참여하는 만큼 발행회사를 상대로 협상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비사이드가 입수하는 행동 데이터도 작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플랫폼을 발전시키도록 개발 중이다.
Q) 비사이드에 관심을 갖는 소액주주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모두가 가상에서 현실을 꿈꿀 때 비사이드는 현실에서 꿈을 실천하고자 한다. 비사이드에 공감하는 분은 관심을 가지고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비사이드는 1주만 갖고 있는 주주도 다 함께 갈 수 있게 독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