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29일 ‘해외경제포커스: 국제경제리뷰-유럽 에너지 위기 대응 현황 및 재정건전성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럽지역은 팬데믹 대응으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최근 에너지 위기 관련 재정정책을 추가로 시행하면서 역내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2021년말 이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축소로 유럽 지역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천연가스 가격 및 전기료가 급등했다.
EU 역내 국가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2년중 약 2000억유로(GDP 대비 1.2%) 규모의 정책을 집행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이탈리아(496억유로, GDP대비 2.6%), 독일(424억유로, 1.1%), 프랑스(211억유로, 0.8%), 스페인(209억유로, 1.6%) 등 순으로 나타났다. GDP대비 비중으로는 그리스(2.3%, 48억유로), 포르투갈(2.1%, 50억유로) 등도 높은 수준이며 대체로 가스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지원규모가 확대됐다.
EU 각국의 에너지 위기 정책대응은 보편적 가격정책의 높은 비중, 횡재세 도입, EU 차원의 간접 지원 등이 주요 특징으로 조사됐다.
신속한 정책집행, 지원대상 정보 부족, 높은 관리비용 등에 대한 고려가 우선시되면서 IMF 등의 제안(선별적 소득정책)과 달리 보편적 가격정책이 주로 집행됐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에너지 위기 대응에 따른 재정부담을 고려해 횡재세(windfall tax)를 통해 일부 세수를 보충했다. EU집행위원회도 횡재세를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 도입 국가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EU집행위는 직접적인 자금·보증 지원보다는 에너지 공동구매, 에너지 가격 및 천연가스 재고관리 기준 제시 등을 통해 회원국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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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 살펴보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고부채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의 경우 에너지 위기 대응 지출을 제외할 경우 2022년중 정부지출 증가율이 각각 전년대비 -0.5%와 0.5%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향후 에너지 공급차질이 현재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유럽지역 재정건전성이 다소 개선되겠으나 에너지 공급차질이 심화되고 재정 대응이 확대될 경우 이탈리아 등 가스 의존도가 높은 고부채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취약성이 증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스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에너지 공급차질에 따른 성장 둔화와 재정수요 증가가 더욱 크게 나타나며 특히 고부채 국가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게 증대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이흥후·최영우 과장, 안시완 조사역은 “유럽지역 에너지 공급차질이 심화되고 재정취약성이 증대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금융 시장 등을 통해 우리나라 실물·금융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파급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재정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對유럽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유럽자금이 상당 규모 유출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된 바 있어 관련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