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과 만남·통화 없어"…변호사비 대납 의혹 부인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국내 송환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15일 김 전 회장은 태국 현지에서 이뤄진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며 "만남은 물론 통화도 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쌍방울그룹 전환사채를 이용해 이 대표의 변호사비 20여억 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 이를 부인한 셈이다.

쌍방울그룹의 자금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회사에 피해를 준 것 없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에 피해 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검찰에 가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임 이런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검찰 수사 받으면서 제가 잘못했으면 처벌 받아야겠다"며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을 전후로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 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전달한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 "당시 (중국) 단둥 심양에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다"며 "회삿돈을 10원도 준 게 아니고 제 개인 돈을 준 거니까 회삿돈 날린 것은 하나도 없으며 그 당시 문재인 정권 때는 남북관계가 좋았어서 이렇게까지 안 좋아질 거라 생각한 적이 없다"며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자진 귀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수사 환경이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제가 빨리 들어가서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겠다"며 "친동생(김 모 부회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여동생 남편(김 모 자금본부장)은 태국 파타야 감옥에 가 있고 사촌형 양선길 회장은 저랑 같이 구속(체포)돼서 집안이 완전히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도피했으나 지난 10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태국 빠툼타니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의 200억 원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횡령·배임과 정관계 비리, 불법 대북송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받는 핵심 인물로 17일 항공편을 통해 입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