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에 달했던 지자체 공공배달앱 15개만 남아
공공배달앱 저조한 이용률...큰 이유 ‘낮은 인지도’
'배달특급'· '일단시켜'· '배달의명수' 꾸준한 성장세
낮은 중개 수수료...사업이 활성할수록 적자 커져
◆…자료사진:연합뉴스
각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배달앱들이 낮은 수수료에도 저조한 이용률을 나타내 일부 공공배달앱은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제주·세종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가 공공배달앱을 출시했다. 각 지자체의 공공배달앱은 지역 소상공인에겐 비용부담 완화와 소비자들에겐 지역화폐 활용을 통한 할인효과를 제공한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과 코리아센터와 강원도가 협업해 만든 '일단시켜', 전북 군산시 '배달의명수'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앱들은 서비스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1개에 달했던 지자체 공공앱 중 올 10월 말 기준으로 정상 운영 중인 앱은 15개 남짓이다. 남은 공공배달앱 역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 결과를 통해 공공배달앱 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3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외식업체 3000개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배달 플랫폼을 사용 중인 업체는 전체의 30.9%인 926개였다. 배달 플랫폼 이용 외식업체는 배달의민족(96.5%)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이어 요기요(60.7%)와 쿠팡이츠(43.0%),공공배달앱(18.1%)순이다.
공공배달앱의 주문 한 건당 평균 수수료는 1545원으로 민간배달앱(2874원)에 비해 53.8%가 저렴했다. 그러나 하루 평균 주문 건수는 민간배달앱이 14.6회인 반면 공공배달앱은 2.1회로 민간배달앱의 14.4%에 그쳤다.
점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쏠쏠한 혜택에도 공공배달앱의 이용률은 왜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인지도’다.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점주(57.83%)와 공공배달앱을 사용 중인 점주(42.5%) 모두 큰 애로사항으로 ‘낮은 인지도’를 꼽았다. 낮은 인지도로 인해 이용자가 적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주문 가능한 매장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데다 대형 민간 배달앱에 비해 쿠폰·이벤트 혜택이 적은 것이 공공배달앱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였다. 그나마 결제비중의 절반 넘게 차지하는 지역화폐가 올해부터 정부의 국비 지원이 삭감돼 축소될 예정이다.
기존 배달앱에 익숙한 이용자를 끌어들이려면 한동안 적자를 감수하며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데 세금만으로는 한계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예산 마련부터 ‘혈세 낭비’ 논란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경기도 '배달특급'의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4만명이었다. 문제는 월간 이용자 4만명을 위해 매년 130억원 넘는 세금을 경기도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춘천시는 배달앱 ‘불러봄내’의 운영에 매년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한다는 사실에 한 달만에 포기를 선언했다. 익산시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돼 검토 단계서 두 손을 들었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 배달특급의 쟁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모델 특성상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낮은 중개 수수료 때문에 사업이 활성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로 재정 투입을 지속해야 한다"며 “세금만 축내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아닌 보여 주기 사업이자 민간 활동의 저해를 목표로 하는 반시장경제 사업"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