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무기 과시…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 장착한 호위함 띄워

러시아가 신무기인 극초음속 미사일로 무장한 호위함(프리깃·Frigate)을 바다에 띄우며 무력 과시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및 '소련 연방함대 제독 고르시코프'함 함장 이고르 크로크말과의 화상회의에서 "최신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인 '지르콘(Zircon)'을 탑재한 호위함이 대서양에서 항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함선에 실린 지르콘은 해상 기반 시스템이며 대서양에서부터 인도양, 지중해로 호위함이 항해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는 "이 호위함은 바다와 육지의 적에게 정확하고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후 고르시코프 호위함 진수식에서 "이러한 강력한 무기는 러시아를 잠재적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러시아의 국익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이 대서양으로 호위함을 진출시킨 건 해상 훈련을 명목으로 삼아 신무기 시스템을 점검하고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에서 다수의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습을 받고 폭사한 사건을 두고 여론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르콘은 최대 속도가 음속의 9배(마하 9·시속 약 1만1000㎞)를 넘나드는 러시아의 최신형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1000㎞에 달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처럼 요격할 방법이 아직 없어 ‘게임 체인저’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지르콘 시험 발사를 완료한 뒤 해군에 이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작년 12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식 선제타격' 개념까지 거론하며 신무기 실전 운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위협성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선제타격이란 지휘 시설 파괴를 의도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시스템은 미국보다 더 현대적이고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