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희망퇴직 확산에 우울한 연말…신한라이프·KB생명 동참

신한라이프와 KB생명이 희망퇴직에 동참하면서 올해 들어 생명보험회사들의 인력 구조조정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보생명은 근속기간이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특별퇴직제를 확대 시행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1월 상시특별퇴직에 319명이 신청했으며 심사협의회 심의를 거쳐 기준에 부합하는 286명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셍명은 지난해 3월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약 200명의 임직원을 줄였다. GA로 100여명이 이동했고 약 100명의 퇴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 4월 한화생명은 희망퇴직을 실시해 약 150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보험업계에 의하면 신한라이프는 24명의 팀장에게 특별퇴직을 권고했다. 대상자들은 아직 50대 이하의 정규직으로 오는 27일까지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생명도 지난 주 퇴직 희망자 신청을 3일에 걸쳐 실시했다. 내년 ‘KB라이프생명’ 출범을 앞두고 업무 중복으로 인한 과다한 인력 조정이 필요했던 이유로 풀이된다. 회사는 통합과정에서 개인의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임시로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는 생보사들이 금리·환율의 변동성 증대 등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잠재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내년 IFRS17 도입 등에 따라 자본충실화도 필요한 상황에서 생보업계 전체로 희망퇴직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022년 1~9월 생명보험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94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3% 감소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보험료수익 감소 등으로 보험영업손익이 악화됐고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처분손익 감소 등으로 투자영업이익도 감소한 영향이다.

게다가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77조68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 감소하면서 성장성 전망도 좋지 않다. 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 판매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각각 2.6%, 3.3% 증가했으나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은 각각 6.0%, 29.8%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는 내년 신 회계(IFRS17)·감독(K-ICS)제도 도입으로 현행 규제를 준수하는 한편 새로운 규제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권시장 경색 등 자본성 증권 조달여건도 악화됐으며 투자성 보험의 금리경쟁력도 타 업권에 비해 좋지 않다. 증시 부진 영향으로 변액보험의 신규 영업도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성보험 및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중심으로 평년대비 큰 규모의 자금 이동이 우려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동성 부담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다른 생보사들도 인력 감축 등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