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물가 흐름을 보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되어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 및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국제에너지 시장에는 OPEC+ 감산, 대러 제재 강화 등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다.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주어 고물가의 지속성을 높일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중 전기요금 인상폭은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반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다음달 금통위에서 보다 자세히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물가오름세 둔화로 인해 통화정책 변화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는 “한은이 물가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은 의무”라면서 “목표는 중장기적으로 2%대 물가로 수렴하는 것이다.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면서 건전한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금융안정도 고려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계속 상향조정되면서 한은의 예측 정교함이 떨어진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예측 정교함이 떨어진 것은 겸허히 받아들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급격한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예측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기요금 인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국제유가는 하락했는데 11월 물가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가 전망치는 전기요금에 관해서는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직관적으로 느끼는 상황은 지난 전망보다 전기요금은 올랐고 유가는 떨어져 서로 상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물가가 떨어진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금리인하를 고려한다고 했는데 대응이 늦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정책대응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중장기적으로 2% 목표치를 보고 결정하지만 너무 늦게 대응하면 경기침체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고 또 너무 일찍 대응하면 물가가 올라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상황, 외환시장 상황, 환율, 고용 등 여러 거시경제 지표를 보고 1월에 전망치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