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1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타임스 등은 크렘린궁 측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러시아에서 탈출해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로 도피하는 계획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C) 행사를 마지막으로 일주일째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있다. 더타임스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샴페인잔을 든 채 술기운을 띤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네츠크주를 크림반도와 혼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대통령 부재설을 일축하려는 듯 16일 푸틴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이틀째 내각 화상 회의를 주재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대통령 부재시를 위해 미리 찍어둔 영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연말에 열리던 푸틴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과 '국민과의 대화' 행사는 이미 취소됐다. 헌법에 규정된 의회 시정연설도 취소될 전망이다. 또한 2012년부터 거의 해마다 붉은광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아이스하키 경기에 직접 출전했지만 올해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친정부 성향의 언론은 단순히 전쟁 수행으로 일정이 겹쳐서 행사를 취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자단과 국민들에게서 전쟁 진행과 관련해 난감한 질문이 나올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행사 관련지역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 정치 전문가인 예카테리나 슐만은 더타임스에 "전부 뭔가 의심스럽다. 이런 행사는 (정권의) 안정성 유지 면에서 필요하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1년의 마지막 날이면 진행하던 TV연설까지 취소하는 경우 푸틴 대통령의 신변 이상설이 급격히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아바스 갈리야모프 정치평론가는 크렘린궁 측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대패하는 경우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로 탈출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주장했다. 탈출계획의 작전명은 '노아의 방주'다.
그러나 이스라엘 거주자인 갈리야모프 평론가가 이런 극비사항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겠느냐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이런 계획이 사실이라 해도 정보가 누설된 이상 정보원이 위험해지거나, 정보를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진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도 제기됐다. 러시아의 반정부매체 '더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4년간 암 전문의의 진료를 35차례나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의료진 가운데는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해졌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조금만 불편한 표정이나 몸짓을 보이면 타블로이드지를 중심으로 건강이상설이 확산했다. 다만 신빙성 있는 근거를 인용한 경우는 드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