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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타임스는 반도체와 관련 장비 수출 금지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기술 회사 주식 가치 수십억 달러가 증발하는 손해를 입고 있지만, 중국은 시간을 가지고 국내에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금까지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반도체 제조 및 슈퍼컴퓨팅과 관련된 통제조치를 시행, 반도체 칩은 물론 제조 장비, 관련 기술의 판매 및 제공, 심지어 중국의 관련 업계에 근무하는 미국인도 허락을 받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 KLA, 램 리서치 등 미국 회사들의 주식 가격 수십억 달러가 시장에서 증발하면서 시장은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보였다.
산업안보국 조사결과 첨단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레거시 노드’를 제조하는 팹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중국에 제조시설이 있는 미국, 한국, 대만 회사들도 1년간 규제 유예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상무장관이 네덜란드와 일본에 차관을 보내 추가 조치를 촉구하면서 또 다른 전쟁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국들에 무엇을 얼마나 더 요구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일본과 네덜란드가 요구를 어느 선에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최첨단 공정 제품 생산에 요구되는 리소그래피 장비가 포함돼 있고 관련 품목들은 미국, 일본, 유럽 연합 회원국 간 긴밀한 조정의 대상으로 네덜란드는 ASML의 극자외선 장비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 상무부가 직접 나서 원하는 기업에 수출 허가를 발급하고 미국의 상업적 또는 전략적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는 차단할 수 있다는 선례는 동맹국들 사이에도 언제든지 적용될 수 있다는 과제를 안겼다.
절제된 의견을 피력하기로 잘 알려진 일본 관리들조차 “일본의 주권이 그렇게 무참히 무시될 수 있는지에 당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네덜란드와 일본 기업이 중국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부담 분담’이라는 원칙을 디미는 것은 매우 편리한 방식이다. 지난 10월 이전 수출 통제는 리소그래피 장비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미국 회사가 가진 6개의 중요 생산과정에 투입된 장비와 기술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의 방임을 틈타 규제를 받는 ASML EUV 장비 대신 미국의 대체 공정인 ‘증착 및 에칭’을 이용해 첨단에 속하는 7nm(나노미터) 공정의 장벽을 허무는 데 성공함으로써 사실상 미국이 중국의 첨단 공정에 도움을 줬다고 할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장비제조업체인 이들 3개 기업의 2019년 중국 매출이 54억 달러 증가하면서 여타 국가의 경쟁업체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규제에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차이가 없다. 이미 관련 투자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한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규제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장 개입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으로 강제적 시장 개입이 경제적 효율성을 가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결과 미국 산업이 입을 손실도 막대하지만 대만, 한국, 일본, 유럽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상무부가 수출 면허를 발급할 때도 절차상 불투명성으로 인해 편파주의나 미국 보호주의가 작용할 우려가 크다. ASML의 리소그레피 장비 수출은 막고 미국 기업들은 방치한 사례와 함께 화웨이와 ZTE를 통신장비 시장에서 축출한 후 미국 기업들이 그 자리를 넘보면서 유럽 주도권 무력화를 위한 도구로 중국을 이용했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규제에 대해 중국은 중요한 원자재에 대한 접근이나 자국 내 미국 기업에 대해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자유무역이라는 대원칙을 준수한다는 명분을 축적하는 셈이다.
과거 중국보다 자원이나 국력이 훨씬 떨어지는 국가들조차 더욱 엄격한 대량 살상 무기 비확산 조약에 따른 더욱 엄격한 조치를 우회하면서 살아남았던 전례에 비춰 반도체 수출 제한이 중국에 치명상을 입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미국 상무부가 중국 SMIC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시행했음에도 7nm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사실로 증명된다. 즉 중국은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리는 시간은 중국의 편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