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만 침공 장기화 시 승리 가능성 높아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강력한 사수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의미 없는 말잔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 특파원이자 편집인을 역임하고 현 더 프로그래시브 파머(The Progressive Farmer)의 명예 편집인으로 있는 어번 레너(Urban Lehner)는 기고를 통해 미국이 더는 민주주의 무기고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제조업은 시장에 의해 파괴(이전)되었으며 새로운 지정학적 논리와 산업정책을 앞세워 이를 역류시키려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최근 강화되는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리쇼어링 정책 드라이브를 비판했다.

미국은 1세기 이상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했지만 2010년 중국에 추월당했으며 현재 미국의 철강 생산량은 중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대결이 강화되는 가운데 전쟁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가능성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대만을 두고 벌이는 약측 간의 대립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보내고, 의원단들이 줄지어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중국도 이에 질세라 무력시위를 벌였다.

제조업이 든든하게 버텨 줘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로 중국의 제조업 강국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인 쇠퇴는 골치 아픈 의문을 낳게 한다.

미국 남북 전쟁에서 북부의 산업 기반이 남부에 대한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압도적인 산업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을 “민주주의의 무기고”라고 불렀다. 1940년대 후반 미국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이 절반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철강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퇴역한 공군 장군은 “워 게임 결과 대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인다면 탄약은 첫 주에 바닥이 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장기전이 된다면 고갈된 무기를 더욱 빨리 채울 수 있는 것은 중국일 수밖에 없다.

미국 산업 기반의 한계는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하루 2만 발의 포탄을 사용하지만, 미국은 2만 발을 생산하는 데는 한 달이 소요돼 한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붕괴된 것은 순전히 더 낮은 생산비용을 따라 해외로 이전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자로 부상한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미국은 반도체, 자동차 등의 리쇼어링을 위해 금전적 인센티브와 함께 정부 구매 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번 레너는 “미국의 리쇼어링, 프랜드리 쇼어링(미국과 우호적인 국가로의 이전)은 기본적인 전략조차 없는 막가파식 행동으로 몽유병적 산업정책”이라고 혹평했다.

즉 지정학적 논리에 따른 산업정책은 조심하지 않으면 실제로 필요하지 않은 산업의 일부를 중요 산업으로 육성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며 지금은 작지만,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만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기보다는 적절한 산업 기반을 육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