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 숨통 조여가는 美제재…반도체장비 수입규모 27%↓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무산시키기 위한 미국의 반도체장비 수출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10월 중국의 반도체장비 수입 규모가 1년 전보다 27% 줄었다. 중국 반도체기업은 지난달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장비 24억달러치를 수입했는데, 이는 미국이 제재를 가한 뒤 2년여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 10월 7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미국산 첨단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미국인이 중국 반도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주는 행동을 제한하는 포괄적인 통제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미 제재에 따른 장비 수입이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올해 가운데 10월 수입 규모가 가장 작았으며 올해 10개월 중 7개월 동안 수입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식 무역자료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 등 반도체 장비 수출국의 10월 수출량이 감소했다. 반면 네덜란드로부터 수출은 두 배가 되었다. 네덜란드에는 세계적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본사가 있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자국 반도체 산업을 발달시키기 위해 많은 장비를 사들여 왔다.

무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컴퓨터 반도체 수입이 올해 10월까지 1% 늘었는데, 대다수 수입은 올해 초에 집중됐다. 최근 수입감소는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진 뒤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에도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수출이 제로(0)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고 블룸버그가 내다봤다.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장비를 막고 있지 구형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장비 에 대해선 막고 있지 않다. 또한 중국 내 미국을 포함한 외국기업에 1년 동안 장비 수출을 허용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공급자로부터 장비 수입을 늘리고자 하더라고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로 유명한 도쿄 일렉트론은 공장이 최대 가동 중이라 몇 달 동안 신규 주문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지난 10월 규제가 현재 미국 기업에만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장비 수출을 막기 위해 일본과 네덜란드와 협상 중이라면서도 협상 타결 가능성은 작아 보인고 전했다. 특히 네덜란드는 이날 미국의 제재 동참 압박에 반기를 들었다.

리제 슈라인마허 네덜란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의회에서 "우리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중국에 어떤 반도체 제조장비를 판매할지는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네덜란드의 안보,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