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 사임...신임 CEO에 존 J. 레이 3세
재무구조 부실 의혹에 유동성 위기...FTX 채권자 10만명 이상
알라메다 등 130여개 계열사도 함께 파산 절차
◆…FTX 로고 가상화폐 차트 사진:로이터통신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11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로 파산하고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는 사임했다.
FTX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챕터11은 미국 연방 파산법에 의거한 파산 절차로 파산법원 감독 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한국의 기업회생절차와 유사한 제도다.
FTX는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 사진:로이터통신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으로 30살 샘 뱅크먼프리드 CEO는 물러나고 존 J. 레이 3세가 FTX 그룹 CEO를 물려받아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
레이 신임 CEO는 FTX그룹은 가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체계적인 공동 프로세스에서만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며 "모든 이해 관계자가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 같은 노력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요 외신들은 한때 거래규모 2위를 기록했던 FTX가 유동성 위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사례"라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라고 평가했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FTX 부채는 100∼500억달러(13조2000억∼66조2000억원)이고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다.
앞서 미국 코인데스크가 지난 2일 FTX의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제표를 입수해 FTX의 재무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 알라메다는 샘 뱅크먼프리드가 FTX를 창업하기 전에 설립한 헤지펀드다.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의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상 총자산 대부분이 FTX가 자체 발행하는 유틸리티 토큰 FTT로 채워져 있다"며 "FTT를 담보로 많은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라메다는 그 FTT를 담보로 여러 곳에서 대출과 투자를 받아 FTX에 입금했다. FTX는 이 돈을 다시 FTT를 사들이는 데 쓰며 FTT 가격을 올렸다.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 사진:로이터통신
이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가 지난 7일 "바이낸스 장부에 남아있는 모든 FTT를 청산하기로 했다"고 밝힌 후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에 달하는 FTT를 매도했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 역시 앞다퉈 FTX에서 자산을 빼내는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에 나섰고 결국 FTX는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파산하게 됐다.
◆ FTX 파산 사태 주요 일지
2019년 5월 - 샘 뱅크맨프라이드와 구글 엔지니어 게리 왕 코인 거래소 FTX 설립
2021년 7월 - 9억달러(약 1조300억원)의 투자 유치. 기업가치 180억달러 평가
2021년 9월 - 메르세데스의 포뮬러1 팀과 후원 계약 체결
2022년 1월 -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싱가포르 테마섹 홀딩스를 포함한 투자자들로 부터 4억달러 투자 유치.기업가치 320억달러 평가
2022년 6월 - 19년간 NBA '마이애미 히트의 홈 코트' 명명권 1억3500만달러에 획득
2022년 7월 - 미국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 최대 2억4000만달러 인수권리 계약 체결
2022년 7월 - 코인 브로커리지업체 보이저디지털에 7억5000만달러 구제 금융 지원
2022년 11월 2일 - 뉴스 웹 사이트 코인데스크, 알라메다의 내부 보고서 인용
2022년 11월 6일 -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 'FTT 청산' 선언
2022년 11월 8일 - 바이낸스, FTX 인수 계획 발표
2022년 11월 9일 - 바이낸스, FTX 인수 철회
2022년 11월 10일 - FTX 유동성위기에 인출 중단
2022년 11월 10일 - 샘 뱅크맨프리드 CEO, 최대 94억달러 구제책 마련중
2022년 11월 11일 - 파산법 11조(챕터 11) 신청, 샘 뱅크맨프리드 사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