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화, 증안펀드보다 채안펀드 효용성 높아”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금융시장안정화기구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중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보다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이 효용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한미 금융시장안정화기구 비교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서 활용되는 금융시장안정화기구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채권담보부증권(P-CBO), 회사채신속인수제도,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등이 대표적”이라며 “이중 위기상황에서 기업금융지원 효용성이 높은 수단은 채안펀드, P-CBO, 회사채신속인수제도”라고 설명했다.

채안펀드, P-CBO, 회사채신속인수제도는 채권시장 경색으로 인해 기업으로의 자금공급이 막혔을 때 시장의 막힌 곳을 뚫어 자금이 다시 흐르게 만듦으로써 기업의 도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반면 증안펀드는 주식시장의 가격 부양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으로의 자금 유입 개선이라는 관점에서는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시장유동성공급조치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 방향성을 가진다”며 “다만 향후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해 추가적인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황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미국의 금융시장안정화기구의 차이점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은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고 운영과정에서 현실화할 수 있는 신용위험을 재정당국(재무부)이 부담한다. 반면 한국은 재원 마련을 민간금융회사에 크게 의존하며 신용위험이 민간금융회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금융시장안정화기구는 시장별로 세분화하고 특히 단기자금시장에 대한 개입을 가장 신속히 실행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지원에 대한 비용도 미국은 가산금리 책정을 통해 가격에 반영하지만 우리나라는 유의적인 가산금리의 부과가 사실상 부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국의 금융시장안정화기구는 주식시장에 일반적으로 개입하지 않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주식시장으로의 개입도 이뤄진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시장안정화기구는 위기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그 실행방법과 절차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매뉴얼화해야 한다”며 “제도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