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외교관들을 인용, 러시아가 오는 25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비난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로, 핵폭발과 같은 파괴적인 위력은 없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어 사용이 금지돼 있다.
앞서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사용할 경우 이를 ‘핵 테러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우크라의 위험한 계획을 중단할 수 있도록 서방 국가들이 나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사무총장과 안보리가 모든 노력을 동원해 이런 극악무도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국방장관 간 연쇄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속히 악화해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우크라가 분쟁지역에 더티밤을 쓸까봐 우려된다"고 도발 가능성을 주장했다.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이같은 주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명분을 찾는 일종의 '거짓 깃발 작전'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전화 통화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면 이는 오직 한 가지를 의미한다"며 "러시아는 이미 그것을 준비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개국 외교장관은 23일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주장을 "명백한 허위"로 규정하고 "세계는 이 주장을 확전 명분으로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그 어떤 시도도 간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이 성명을 다시 언급하면서 "우리는 그런 시도를 간파했으며 러시아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티밤을 쓰든 핵폭탄을 쓰든 러시아에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영국 국방장관과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영토에서 더티밤을 사용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러시아의 허위 주장을 거부한다"며 "러시아는 이를 긴장 고조를 위한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쓰고자 의도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의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서방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