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7.1원 오른 1433.3원…위안화 강세로 상승폭 축소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넘었다.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10%이상 상승하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강력할 것으로 확인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이 육박하는 등 엔화 약세도 영향을 줬다. 다만 위안화 강세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1원 오른 1433.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9.2원 상승한 1435.4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1436.4원까지 치솟았으나 오후 들어 안정을 찾으며 1430원대 초반으로 거래를 마쳤다.

19일(현지시각) 영국 국가통계청은 9월 CPI가 전년동월대비 1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0년 이후 최고치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경제분석가는 “영국 경제가 약해진 상황에서도 물가상승세는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확장하는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 물가 상승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의미있게 하락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4.50~4.7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2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9.9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일본 버블경제 시절인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다. 엔·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돼 상승폭을 제한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가 영국발 리스크의 영향을 받은 데다 매파적인 연준 위원 발언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과 강달러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하락했다”며 “주요 지수 낙폭 축소와 중국의 코로나 격리기간 완화 기대감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자 상승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