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동킥보드 운전자 무과실책임 논의 중…한국은

독일은 전동킥보드 운전자의 책임보험가입을 의무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전자 과실이 없어도 손해에 대해 운전자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무과실책임 도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경우 전동킥보드 대여업체에게만 보험가입이 맡겨져 있을 뿐 개인킥보드에 대해서는 보호장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 이승주 연구원은 17일 ‘독일 전동킥보드의 무과실책임 적용 논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독일은 2019년 ‘소형전기차의 도로교통 참여에 관한 규정(Elektrokleinstfahrzeuge-Verordnung; eKFV)’을 도입해 전동킥보드 운전자의 책임보험가입을 의무화했다.

특히 동 규정 eKFV 제2조에 따라 모든 운전자는 전동킥보드 운행 시 책임보험에 가입했음을 증빙할 수 있는 보험스티커(Versicherungsplakette)를 차량에 부착해야 한다.

독일은 2020년 기준 약 18만 대의 전동킥보드가 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1150건의 제3자 상해사고 일으켜 평균적으로 3850유로의 보험금이 청구됐다.

차종별 평균 보험손실액을 집계한 결과 승용차는 4550유로, 소형이륜차(오토바이) 3700유로로 전동킥보드의 보험손실액이 소형이륜차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보험협회(GDV)는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가 소형이륜차와 비슷한 규모의 손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전동킥보드 책임보험 의무화는 유의미한 제도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동킥보드는 자동차로 분류되나 도로주행 시 최대속도가 20km/h 이하라는 이유로 자동차 운전자에게 적용되는 무과실책임 의무는 예외로 인정되고 있다.

무과실책임이란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운전자의 과실이 없더라도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운전자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의무를 의미한다.

최근 독일 교통법 자문기구(Verkehrsgerichtstag)는 과거와 달리 다양한 저속 모빌리티가 교통에 참여하는 현 상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규모를 근거로 전동킥보드의 무과실책임 의무를 부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교통법 자문기구 연구진은 해당 법률이 제정되었던 1909년과 달리 도로 내 차량의 증가와 함께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저속 모빌리티가 교통에 참여하는 현 상황에 입법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2021년 전동킥보드로 인해 2011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2020명의 부상자, 386명의 중상자 및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사고의 1/3은 전동킥보드 운전자 책임에서 기인했다고 강조했다.

보험연구원 이승주 연구원은 “한국은 전동킥보드가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지 않아 무과실책임에 대한 적용대상이 아니다. 또한 이에 대한 논란도 없는 상황”이라며 “전동킥보드 책임보험 가입도 대여업체들은 보험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인킥보드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떤 보호장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