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네이버 카카오, 하반기 광고 실적 반등이 플랫폼 사업 관건

네이버가 지난 2분기 콘텐츠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카카오와의 매출 격차를 8000억원 이상으로 벌리며 플랫폼 매출에서 우세를 굳혔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IR 및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사의 플랫폼 매출 격차는 지난해 2분기 7570억원에서 올해 8200억원으로 확대돼 네이버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의 플랫폼 매출은 2분기 중 전년 대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작년 4분기에 기록했던 매출 1조에는 미치지 못했다.

네이버는 콘텐츠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에서 올해 2분기 1조750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해당 사업 부문에는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및 기타가 있다. 이중 핀테크와 커머스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7.1% 증가한 2952억원, 20.5% 오른 439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플랫폼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핀테크 부문은 결제 부문에서 분기 10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반으로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며 주요 핀테크 사업자 중 몇 안되는 흑자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 초 결제 수수료 인하로 인한 기저효과에도 불구, 스마트스토어 및 외부 결제액이 꾸준히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머스 부문에 대해선 “전세계적인 엔데믹으로 인해 소비 패턴에서 오프라인 비중이 증가하며 이커머스 시장 전체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 한국 시장의 전체 평균 성장률을 여전히 견인하고 있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효율적인 물류 파트너십 구축, 광고/솔루션 등 수익원 확대, 멤버십/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통해 개선 여력이 많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치플랫폼과 클라우드 및 기타 부문의 성장세는 전체 플랫폼 매출 증가율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증가한 9122억원, 8.3% 오른 1028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치플랫폼 부문은 검색과 디스플레이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9.5%, 8.5%의 견고한 성장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의 매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치플랫폼 사업에 대한 외부 경기 둔화 영향에 대해선 “전년도 성과형 중심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한 기저 효과와 2019년 네이버 서치플랫폼의 연간 성장률이 8.7%였음을 감안할 때, 아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클라우드 매출액은 주요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확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라우드 부문은 미래기술의 선제적 확보를 위한 네이버의 클로바 사업부와 네이버랩스 등 R&D 투자를 포함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적자 구조이지만, 주요 사업 부문에 해당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웍스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9306억원을 기록하며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 플랫폼 사업은 △톡비즈 △포털비즈 △ 플랫폼 기타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중 기타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4% 증가한 3751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플랫폼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이동 수요 회복으로 모빌리티의 택시와 대리 사업의 매출이 견조하게 성장했고, 카카오페이의 결제와 금융서비스 부문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톡비즈와 포털비즈 부문은 플랫폼 성장세를 밑도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상승한 4532억원, 18.1% 감소한 1024억원을 나타냈다.

카카오 관계자는 톡비즈 성장률 둔화 원인으로 “연말연시 효과 대비 계절적 요인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특히 톡비즈 부문 중 거래형 매출에 대해 “엔데믹에 따른 온라인 커머스 시장 전반의 성장 둔화와 그동안 높은 성장을 기록했던 커머스 거래액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성장률 둔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카카오 측은 “향후 카카오톡의 진화와 커머스의 강결합, 지그재그와 그립컴퍼니 등 글로벌 확장을 통해 올해 목표한 커머스 거래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 플랫폼 사업 영역 중 포털비즈 부문이 유일하게 매출 감소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회계매출인식 방법 변경과 연결종속회사 제외 등 회계적 영향”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회계적인 영향을 제외하면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카카오 양사의 플랫폼 내 광고 사업이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지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서치플랫폼 사업은 전환율과 효율이 높은 SA(검색 광고) 중심으로, 경기우려로 인한 전반적인 업황 둔화 속에서도 견고했다”며 “하반기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하반기 톡비즈 부문의 성장률 회복이 관건”이라며 “3분기 친구탭 내 비즈보드 광고 노출과 함께, 오픈채팅 서비스의 수익모델이 연내 적용되면 이익 반등을 이끌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검색 광고 비중이 높은 네이버에 비해 DA(디스플레이 광고) 위주인 카카오가, 향후 광고 부문에서 과금 구조를 다변화하는 한편, 검색 광고로도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프로필탭 상단에 비즈보드 지면이 추가되었는데, 일정 시간 광고 게재를 보장해주는 보장형 광고 과금을 도입해 과금 구조를 다변화했다”며 “1~2시간 동안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만큼 브랜드 광고에 대한 수요가 있는 광고주들의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한편, “디스플레이 광고 위주의 카카오는 현재 1% 광고주가 70% 이상의 매출을 발생시켜 일부 광고주들의 예산 변경에 따른 매출 변동이 심한 반면, 네이버는 검색 광고 비중이 높아 2분기 디스플레이 광고 성장이 꺾였음에도 전체 광고 매출 성장률이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윤예지 연구원은 “DAU(일간활성이용자) 900만명 수준의 오픈채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 키워드 검색을 통해 오픈채팅방을 찾아가는 이용 행태를 고려했을 때, 오픈채팅의 방장들이 검색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광고비를 지불할 여지가 생긴다”며 “이를 통해 검색 광고가 가능해져 광고주가 다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5년 전 네이버 플랫폼 매출은 카카오의 3.0배에 달했지만 올 2분기 들어 매출 격차는 1.9배로 축소됐다. 네이버 플랫폼 매출은 2017년 2분기 6876억원에서 5년 만에 154.6% 증가한 1조7506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플랫폼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이 2321억원에서 9306억원으로 300.9% 뛰면서 몸집을 4배 이상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