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계산 시 집세 가중치 확대 필요…자가주거비 포함 바람직”

통화정책 유효성 향상과 소비자의 합리적 수요 결정을 위해선 소비자물가 구성항목인 집세의 가중치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유럽연합과 같이 집세에 자가주거비(자가 주택에서 예상되는 임대료 등)를 포함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 윤성훈·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4일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성 차이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으로 2020년 0%대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021년 2월 1%를 초과한 이후 상승세가 확대돼 올해 7월 6.4%를 기록했다. 게다가 기대인플레이션은 올 4월 3%를 초과했으며 7월에는 4.7%에 달했다.

보고서는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가 상호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 간에 인과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의 수요(소비·저축)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는데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의 특성이 유사해질수록 이러한 결정이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오류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종속변수로 하고 농축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집세,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등 개별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 상승률)를 독립변수에 포함하는 선형회귀식을 추정했다.

2011년 1월~2022년 7월 기간 중 분석결과 선형회귀식에서 추정된 계수값은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개별소비자물가의 가중치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에 대한 개별소비자물가의 기여도를 보면 전기·가스·수도와 공공서비스가 낮고 대부분 농축산물, 공업제품 및 개인서비스에서 발생하며 집세의 경우 기간에 따라 다르나 전반적으로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에 비해 작았다.

이에 반해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개별소비자물가의 기여도를 보면 농축산물이 낮고 집세와 개인서비스가 높으며 코로나19 이후 들어 공업제품이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촉발한 것은 농축산물이었고 개인서비스와 공업제품으로 확산됐으나 동 기간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인 것은 농축산물과 집세가 먼저였고 이후 개인서비스와 공업제품으로 이어졌다.

2022년 이후로 한정하면 소비자물가에 대한 공업제품의 기여도가 가장 크게 높아지고 있으나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집세의 기여도가 유사하게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소비자물가 구성항목인 개별소비자물가의 가중치가 선형회귀식에서 추정된 계수값과 특히 집세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세부적 특성이 유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연구원 윤성훈·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집세의 경우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보다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의 경우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소비자물가와 적지 않은 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례로 미국의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집세의 가중치는 우리나라보다 3.4배 높은데 이는 자가주거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소비, 저축 등 수요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의 세부적인 특성이 유사해야 한다”며 “집세의 경우 가중치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미국과 2026년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는 EU와 같이 집세에 자가주거비를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