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 포착된 北 풍계리 핵실험장 홍수 피해… "4번 갱도 공사 중단"

지난 두 달간 북한 지역에 호우가 이어진 가운데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4번 갱도 복구 작업이 중단되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홍수 피해가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 보고서는 지난 6월24일~8월24일 사이에 7차례 촬영된 상업위성 영상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되는 풍계리 3번 갱도의 경우 추가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이 이미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분석하는 상황에서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복구 재개 움직임이 감지돼 온 4번 갱도에서도 추가적인 복구작업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최근의 폭우로 복구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 같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어 "4번 갱도 공사의 목적은 북한의 핵실험 능력 확장일 수도 있지만, 북한이 위장을 위해 불필요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시설에 접근 가능한 유일한 진입로에 일부 홍수 피해를 관측할 수 있으며 이는 지난 두 달간 내린 폭우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본부와 지원시설을 연결하는 유일한 연결로에 새로운 우회로가 더해졌다"며 7월말~8월초에 핵실험장 지휘 본부와 4번 터널 사이에 우회로를 설치한 사실도 전했다. 약 740m에 달하는 이 우회로는 지휘 본부와 지원설비를 연결하며 홍수가 발생해도 침수되지 않는 지역에 건설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전문가들이 시진핑 중국 주석이 3선을 확정하는 10월 이전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으며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정만 남은 상태라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지만 특이동향은 미식별된다"며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 기간에 한미 공조하에 북한의 도발 징후를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실시하는 어떤 핵실험도 엄청난 비용을 치를 것이며 우리는 지속적인 공개 성명을 통해 이를 분명히 할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에 있는 동맹· 파트너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같은 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며 "이는 우리가 매우 공개적으로 밝힌 사안"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