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불법적인 경찰국 설치에 대해 입법적으로 시정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민주, 이상민 행정안정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고려
경찰청,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감 이하 직원들 의견 수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초 '총경회의'에 이어 팀장급 회의로 준비됐던 것이 일선 경찰관들의 참여 의사가 빗발치면서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해 열 예정이었지만 처음 이 회의를 주도했던 서울 광진경찰서 김종성 경감이 27일 경찰 내부망에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 자진철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취소됐다고 밝혔다.
김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철회 배경에 대해 "어제 국무회의 통과로 경찰국 설치가 확정됨에따라 어떠한 사회적 해결방법이 없어진 현실에서 전체 경찰 이름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화풀이는 될지언정, 사회적 우려와 부담을 줘 경찰 전체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14만 동료경찰들의 피땀 흘린 노력들로 우리 국민, 국회, 사회는 경찰국 설치가 '검수완박'에 대한 추잡스럽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보복행위이자 권력남용 행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가 이러한 불법적인 경찰국 설치에 대해 입법적으로 반드시 시정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국회가 갈등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 및 국회 입법청원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주최했다가 대기발령 된 류삼영 총경도 "이제 국회와 국민의 시간이 왔다"며 국회를 향해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조치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경찰국 설치 등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도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까지 고려 중이다.
이날 대규모 참가가 예상된 14만 전체 경찰회의가 일단 공식적으로 철회됨에 따라 경찰 내부 반발 사태는 다소 소강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부 경찰관들은 김 경감의 철회 공지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직까지 상황은 유동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경찰청은 일선 경찰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경찰청은 입장을 내고 "향후 시행 예정인 경찰 제도개선 방안과 관련해 경감 이하 현장 경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며 "당장 금주 내로 각 시·도청장 주관하에 경감 이하 현장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 27일 세종 ▲ 28일 광주, 대전, 울산, 경기북부, 충남, 전북, 전남, 경북 ▲ 29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남부, 강원, 충북, 경남, 제주에서 각 시도경찰청 주관하에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청은 "이번 의견 수렴을 시작으로 향후 경찰청장이 직접 현장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현장의 동료들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