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인신매매보고서 <사진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188개국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공개하고, 인신매매방지와 관련한 한국의 지위를 2등급(Tier 2)으로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1년이던 2021년 4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기간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국무부는 2000년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 제정 이후 2001년부터 매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등급은 1등급부터 3등급까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한국은 2001년 첫 보고서 발간 당시 3등급을 받은 뒤 2002년부터는 매년 1등급을 유지해왔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우 인신매매의 피해 범주에 속하는 항목 중 강제 성매매, 강제노동 등 약탈적 행위와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및 실행 등 정부의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 평가는 각국의 미국 대사관, 정부 당국자, 비정부 기구에서 나온 정보, 각종 보고서와 뉴스, 학술 연구, 정부 및 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국무부는 "한국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았지만, 신규 교육 과정을 추가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의미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고려하더라도 이전만큼 진지하거나 지속적이지 않았으며, 해당 조처들의 성과도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전년 평가 기간 대비 검찰의 기소 건수가 줄고, 법원도 인신매매 관련 범죄자 다수에 대해 1년 미만의 징역형이나 벌금, 집행유예 등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식별 지침이 일관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매매를 강요당한 외국인 피해자를 처벌하고 추방하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평가 대상인 188개국 중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대만 등 30개국만이 1등급으로 선정됐다. 2등급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 일본 등 선진국부터 브라질, 이스라엘, 그리스, 인도, 멕시코, 태국, 우크라이나 등 모두 99개국이 포함됐다. 최하등급인 3등급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시리아, 튀르키예(터키) 등 22개국이 포함됐다.
국무부는 북한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적시했다. 특히 "북한은 8만~12만 명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 중이며, 추정할 수 없는 규모의 사람들을 노동교화소를 비롯한 다른 형태의 수감 시설에 가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강제노동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중국과 관련국들은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남미 등에서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하며 채무에 기반한 기만적 고용과 임금 착취, 장시간 노동, 자유 제약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모든 나라는 인권을 존중하며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1∼2등급의 경우 미국이 취하는 별도 불이익은 없으나, 3등급으로 지정되면 인도적 지원, 교역 관련 지원을 제외한 미국의 다른 해외 원조 대상에서 일정한 제약을 받고 교환 프로그램이나 다국적 개발은행에서 미국의 지원 거부에 직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