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채선물거래, 시장 유동성 제고·저평가 완화
금리상승기에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부작용
현금결제→현물결제, 미결제약정 수량 제한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초기에 외국인 국채선물의 대규모 순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경 금통위원 제공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결제방식을 현물결제로 변경하고, 미결제약정 수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한국경제학회 주최 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위원은 "외국인 국채선물 투자는 선물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선물가격 저평가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다만 국내외 금리 급변기에는 장기 시장금리의 변동성을 확대해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를 제약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차익거래 목적으로 순매수 포지션을 보유한다. 현물투자에 따른 헤지 수요로 선물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국내기관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다만 금리인상기에 외국인 선물 순매도에 대한 현물금리 민감도가 강해지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서 위원은 작년 이후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국채선물 3년물 매도가 집중된 작년 9∼11월, 올해 5∼6월 장기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변동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투기적 거래에 의한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국제기준)에 맞는 외국인 국채선물 투자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물결제방식을 현금결제에서 현물결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현금결제 방식은 결제용 현물채권을 보유할 필요 없이 소규모 위탁증거금만으로 대규모 선물 거래가 가능해 투기적 거래가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서 위원은 "현/선물 연계거래를 기피하는 외국인이 이탈할 경우 국채선물 거래 위축 및 시장 유동성 감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양적 제한 차원에서 미결제약정 수량을 제한할 것도 주장했다. 미결제약정 수량이란 선물시장 참가자가 매수/매도 거래 후 반대매매를 하거나 결제하지 않고 보유하는 계약을 뜻한다.
서 위원은 "국내기관은 외국인의 투기적 거래를 완충할 수 있는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