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압력, 원자재가격 상승 시 중립금리 상회할 수도
금리상승, 가계보다 기업에 부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2.6% 유지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루이 커쉬 S&P 글로벌신용평가 전무(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일 국제금융센터 주최 '저물가 시대의 종말: 글로벌 시장 재편과 물가 상승의 신용 리스크' 세미나에서 “한은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은 연말까지 지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루이 커쉬 전무는 한국은행이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내년까지 75bp(1bp=0.01%) 인상해 중립금리 수준인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을 유발하지 않는 이상적인 금리를 말한다.
그는 “전통적으로 한국의 평균적인 중립금리는 2.5%인데 원화환율의 압력이 계속되거나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우상향할 경우 한은은 금리가 이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3%에 달할 경우에도 부채 부실 우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대현 S&P 글로벌신용평가 이사(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는 “(금리상승이) 은행 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 가계부채 건전성을 보면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이 1%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수준이 40%대로 상당히 낮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통해 차주의 실질 상환능력을 언더라이팅(인수심사)에 반영하고 있다”며 “주담대의 구조적 측면에서도 10여 년간 고정금리, 원금분할상환 비중이 꾸준히 늘어 금리상승에 잘 대비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가계는 금융부채를 충분히 커버할 만한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가계보다는 기업에 금리상승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P는 지난 4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루이 전무는 “대외 환경 악화가 목도되고 있으나 예상 범위 내에 있고, 내수 상황도 기대치에 부합한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도 반영해 전망치를 변경할 압박이 없다”고 설명했다.
S&P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 발생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많은 걱정과 달리 향후 5년을 전망했을 때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추세적으로 저성장이 지속하면서 중간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꽤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