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구매 후기'도 못믿는다...공정위,'빈박스 마케팅' 과징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거짓 후기를 올린 전자제품 제조·판매업자 '오아'가 1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혐의로 오아에 과징금 1억 4000만원을 부과하는 한편 광고대행사인 유엔미디어와 청년유통에도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오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G마켓, 쿠팡, 카카오스토리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청소기, 전동칫솔, 가습기 등을 판매하면서 광고대행사를 통해 이른바 ‘빈 박스 마케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 박스 마케팅’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제품을 구매하게 한 뒤 제품이 들어 있지 않은 빈 상자를 발송해 임의로 구매 후기를 작성하게 하는 수법이다. 후기 작성 권한을 받으려면 택배 송장 번호 등 수령 사실이 확인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제품을 제공·협찬해 긍정적인 후기를 유도하는 바이럴 마케팅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후기 조작 단속망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유엔미디어와 청년유통은 카카오톡에서 아르바이트를 모집한 뒤 제품 구매와 후기 작성을 지시하고 건당 약 1000원의 대가를 지급했다. 아르바이트생은 개인 아이디와 결제 수단으로 물건을 주문한 뒤 별도로 받은 원고, 사진, 동영상 등을 토대로 거짓 후기를 작성했다.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게재된 오아 제품 관련 후기는 100여개 제품군에 37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다수의 허위 후기를 본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이미 많이 팔렸고, 품질과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면서 “후기의 숫자와 평점, 구매 건수가 늘면 쇼핑몰 내 노출 순위가 높아지고 경쟁사업자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 후기 광고를 통해 형성한 평판은 오프라인 시장 판매까지 영향을 미쳤다”면서 “빈 박스 마케팅은 행위 형태와 수단이 악의적이고 규모 면에서도 대량이어서 엄중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