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대중국 투자 제한할 '투자심사법' 추진

미국 의회가 중국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심사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미국 기술을 보호하고 중요한 공급망을 재건하기 위해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중국 같은 나라에 미국기업 또는 미국인의 투자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사전에 심사하는 법안이라고 WSJ은 전했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고, 미국 기업의 첨단 기술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투자심사법이 시행되면 미국인의 해외 투자 활동에 대한 연방 정부의 심사가 강화된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경제단체 '미-중 경제위원회'는 "미국 250년 역사상 전례 없는 법안"이라며 "경영상 불확실성을 만들고 미국의 경쟁력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투자심사법을 먼저 제안한 밥 케이시 민주당 상원의원과 존 코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경제와 국가 안보에 꼭 필요한 대상만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가 납세자의 자금을 보호하고 중국을 포함한 우려국가로부터 미국의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개정된 심사법안은 연방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해외 적대국으로 정의된 우려국가에 대한 특정 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법안에 따라, 그린필드 투자(국외자본이 투자할 때 용지를 직접 매입하고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 지식 재산권과 기술 이전에 관한 합작 투자 등도 제한된다.

주요 제한 분야로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제약, 희토류 요소, 생명공학,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극초음속, 금융기술, 로봇, 해저드론 등 자율시스템 분야와 기술 등이 꼽힌다.

이 법안은 중간선거에 다소 불리한 입장인 민주당이 강력히 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이 법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는 백악관이 2주 전 해당 문건을 보고받았을 때 미국의 벤처 자금이 중국의 핵심 기술 분야로 유입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은 투자심사법인 양국 관계와 미국의 이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류 팽유 대변인은 "해당 법안은 국가 안보의 개념을 확장하고 국가 권력을 남용한다"며 "미국이 중시한다고 주장하는 시장 경제와 국제 무역 규칙을 심하게 위반한다"고 강조했다.

WSJ은 투자심사법의 투자제한 조치가 미국 기업과 모든 계열사에 적용된다고 전했다.

법안에 따르면, 기업은 외국 투자를 하기 45일 전에 연방정부에 보고해야 하며 이 기간 안에 통보하지 않을 경우, 거래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