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세계경제전망(GEP) 보고서...2021년 5.7%에서 2022년 2.9%로 반토막 성장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사진 연합뉴스)
세계은행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EP) 보고서에서 경제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50년 만에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5.7%에서 2022년 2.9%로 반토막 낮췄다. 지난 1월 전망치인 4.1%와 비교해도 1.2%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되고 국가간 교역이 어려워지면서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여파는 개도국과 신흥국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많은 나라들이 경기 침체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면 향후 2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제로에 가깝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개발도상국의 금융부담이 커지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막히며, 중국이 다시 대규모 봉쇄에 나설 경우 올해 성장률은 2.1%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은 3.0%에서 1.5%까지 내려갈 수 있다.
세계은행은 지금의 사태가 공급망에 차질을 빚고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국가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정책에 나서면서 특히 신흥국이 큰 타격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1970년대에 두 차례 오일쇼크 이후 겪었던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아랍 국가들이 석유수출을 급격히 줄이면서 물가가 치솟자 선진국들은 서둘러 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고, 이로인해 신흥국들은 금융위기를 겪었다. 선진국, 신흥국 모두 심각한 경기침체를 못 피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러가 강세이고, 유가 및 상품가격의 상승 폭은 더 적으며, 금융기관의 재정 건전성이 더 잘 관리되고 있고, 개도국의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에 대한 권한을 가진 점은 당시와 다르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그밖에도 올해 미국 성장률을 지난 1월 3.7% 전망치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성장률 전망치 4.3%로 정부의 성장 목표에 못 미친다. 1990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 전망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