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마을 주민 "예전엔 개구리소리만... 이젠 집회 소음만"

文 전 대통령 평산마을 사저 귀향이후 마을주민들은 매일 소음에 시달려

주민 朴씨 "한 달도 안 됐는데, 한 몇십 년 지난 느낌" 불편 호소

마을주민들,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 호소... 정신과 진료도 받아 '환청' 등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퇴임과 함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귀향한 이후 연일 이어지는 일부 보수단체의 집회 시위에 마을주민들의 정신적·육체적 어려움이 심해지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31일 오전 평산마을 주민 박모씨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다만 박 씨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으로 전할 수 없는 부분은 자체 편집을 했다고 밝혔다.

평산마을 주민 박 씨는 “예전의 평산마을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제발 집회하는 거야 집회 자유가 있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지만 소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 주장한다면 그게 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지금처럼 집회소리 없이 조용했는데 요즘은 한 20일 정도 넘게 이 소리 들었다. 밤에 작업하면 개구리소리 밖에 안 들리는 원래 조용했던 곳”이었다면서 “그게 한 달도 안 되었는데 한 몇십 년 지나서 느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박 씨는 집회단체의 하루일과를 묻는 질문에 “이 사람들이 아니라 한 명인데 이 사람은 누군가가 지나가면 그때부터 말하기 시작한다”면서 “그런데 그게 욕이고 그 다음에 고함치는 소리고 이래서 좀 아침마다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마다 해서 6시까지. 그렇게 하고 밤에는 안 하기로 해서 안 하고 있는데 또 누군가가 시비를 걸면 똑같이 하고 그렇다”고 했다.

또한 주장하는 바가 뭔지에 대해선 “그게 없다. 그냥 (문재인) 대통령님 욕, 어제부터인가는 (김정숙) 여사님 욕을 하고 있더라”면서 “처음에 왔을 때는 USB를 북한에 넘겼니 어쩌니 그것부터 시작하다가 이제는 그게 안 통하니까 지금은 그냥 아침부터 욕을 하고 그러다가 사람들이 없으면 조용했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좀 동물처럼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집회 규모에 대해선 “그전에는 보수단체 세력들이 왔는데 이 사람은 상주하고 있다”면서 “저희가 ‘조용히 좀 합시다’ 하면 아예 대통령 쪽으로 욕을 해버리니까 대화가 일단 통하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쪽에서는 소음기준을 지키고 있다면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선 “그게 좀 교묘하게 하는 것 같다”라면서 “경찰들이 오면 욕을 하다가도 잠시 안 하기도 하고 가고 나면 또 하고... 10일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그러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마을에서도 얘기하고 달래보기도 했는데도 그게 통하지 않는다. 일전에 마을에서 맞불집회를 했었는데 그게 이제 마을사람들이 주축이 되어서 행동한 거였는데 이건 또 대통령께서 시켜서 하는 관제집회라고 얘기해버린다”고 막무가내임을 전했다.

소음으로 인한 마을주민들의 어려움에 대해선 “정신적으로 동네 어른들께서 정신과 가서 진료 받고 진단서도 받아왔다”면서 “스트레스 그 다음에 그로 인한 이명 현상, 그런 것들을 진단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호소에 군청이나 경찰 쪽 반응은 어떤가’는 질문엔 “자기들 입장에서 뾰족하게 내릴 만한 게 없으니까 강제적으로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없는 것 같다”라면서 “그래서 저희가 자꾸 진정을 넣고 얘기하고 그렇게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안 내려지고 있어서 마을 주민으로서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주민들에게 한 얘기는 없냐’는 물음에 박 씨는 “항상 미안해하신다”면서 “당신도 지금 불편하시고 다니시기도 힘들고 하실 건데 항상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시끄럽게 된 것에 대해서 항상 미안해하고 죄송하고 그렇게 계시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