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합의 불발에, 尹대통령 격앙 "모두 숨 넘어가는데"

尹대통령 "국회가 이렇게까지 협조하지 않을 줄 몰랐다", 민주당 성토

여야, 27일 '3+3 오찬회동'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회동에서도 합의 불발

국힘 '조속 처리' vs 민주당 '15조원 증액' 주장... 6.1 지선전 지원 어려울 듯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합의 불발 소식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숨이 넘어가는데, 오늘도 국회가 열리지 않아 정말 안타깝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8시께 서면 메시지를 통해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 불발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혹시 추경안이 처리될까 싶어 오후 8시까지 사무실을 지켰지만 결국 국회는 서민들의 간절함에 화답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가 이렇게까지 협조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심정을 깊이 헤아려 주기를 다시 한번 국회에 당부드린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틀만인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추경안을 심의·의결했으나, 보름이 지나도록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결국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 1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도 추경과 관련,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추경이 이른 시일 내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한 바 있다. 여야는 전날(27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간 '3+3 오찬회동'에 이어, 여야 원내대표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3자 회동을 통해 추경안을 확정지으려 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강원도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손실보상 소급적용 주장은 진정성이 없다"며 "민주당은 (손실보상을)다 해주려고 하는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막았다며 민심을 호도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략적 계산인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오늘 늦더라도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면서 ”만약 민주당이 끝내 합의를 거부한다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밤에라도 국회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해 지방선거 전에 소상공인들에게 손실배상을 해주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민주당은 소급적용 등을 통한 온전한 코로나 손실 보상을 위해서는 정부안보다 15조원가량 증액된 51조3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필요하다고 맞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처럼 국회 추경 합의가 지연되면서 6.1 지방선거 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추경에 대한 여야간 정략적 셈법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만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