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지 마리우폴에 여권 발급 시작...사실상 합병”

자포리자, 헤르손이어 마리우폴에서도 러 여권 신속 발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마리우폴을 합병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마리우폴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페트로 안드리우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가 마리우폴에서 여권을 나눠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마리우폴 합병을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스 통신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 주민의 러시아 시민권 신청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에 우크라이나 동부에 친러시아 반군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주민들의 러시아 시민권 절차를 쉽게 만들었던 대통령령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반발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푸틴의 대통령령 서명은 아무런 법적 효과가 없으며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점령지 주민들에 여권을 발부하는 결정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며 국제법과 국제 인권법의 원칙과 정상적 기준을 모두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군이 동부 지역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수도가 있는 북부 방면에 집중했던 병력을 대거 철수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대부분 지역을 탈환했다.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 소강상태에 접어든 북부에는 주민들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 그들은 현재 생활 기반 시설이 거의 파괴돼 식량 배급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루한스크주 핵심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5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은 이미 도시에 박격포를 발사할 수 있을 정도로 진격했다"며 "세베로도네츠크 외곽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전날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빼앗기면 돈바스의 루한스크 전체가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들도 러군의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공세는 돈바스 지역을 완전 장악하기 위한 러시아의 의도라고 풀이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