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마리우폴서 부패한 시신 200여 구 발견"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부패한 시신 200여 구가 발견됐다.

CNN에 따르면 페트로 안드류센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무너진 고층 건물의 잔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시신 200여 구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안드류센코 보좌관은 "마리우폴 교외의 주요소 인근 고층 건물 잔해 해체 작업 중 시신이 발견됐으나 이미 부패한 상태"라며 "해당 주민들이 시신 수습과 처리를 거부해 러시아 긴급구조 당국은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마리우폴 길거리의 임시 시신 안치소에는 엄청난 수의 시신이 놓여있으며 인근에는 악취가 풍기고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동묘지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안드리우시첸코 시장은 마리우폴을 대피해 있지만 남아있는 현지 주민들이 제공한 정보를 통해 사태 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연결하는 요충지로, 러시아는 개전 직후부터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총공세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군은 80일 가량 끈질기게 항전했으나 지난 21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저항하던 마지막 병력이 투항하면서 마리우폴은 완전히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포위 공격하는 동안 적어도 2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상실 영토의 4분의 1 이상을 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가 전쟁 초기였던 지난 3월 말 대비 20% 넘게 축소됐다.

러시아군이 동부 지역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수도가 있는 북부 방면에 집중했던 병력을 대거 철수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대부분 지역을 탈환했다.

현재 서방의 군사 지원을 받은 우크라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군과 격전을 벌이고 있으며,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도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