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위험노출 2566조원...4년간 43%↑
은행권 중심 대출 규제에 비은행권 고위험대출 급증
“업권간·대출상품간·차주간 DSR 규제 차이 최소화해야”
◆…연합뉴스 제공
국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익스포저) 규모가 4년간 42.8% 급증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유지·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국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 현황과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리상승 움직임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정체·침체 가능성이 커져 부동산금융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과 사전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금융 전체 위험노출 규모는 작년말 2566조4000만원으로 2017년말(1791조1000만원)보다 42.8% 급증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2018년 6.9%, 2019년 7.6%, 2020년 10.4%, 2021년 12.4%로 매년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신 위원은 “부동산시장의 호황과 초저금리 장기화로 급증한 시중 유동성이 높은 수익률을 따라 부동산시장과 금융투자상품시장으로 유입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상품별로는 가계여신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한 반면 기업여신과 금융투자상품이 각각 17.2%, 13.5% 증가하며 전체 부동산금융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 중 비은행권 비중은 39.7%에서 44.1%로 4년간 4.4%p 상승하며 은행권(60.3%→55.9%)에 비해 리스크가 빠르게 커졌다.
신 위원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비은행권의 고위험대출(고 LTV 주담대,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이 중점적으로 증가했다”며 “부동산금융이 속도,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인 대출 규제 완화를 통해 위험노출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LTV와 DSR을 유지·보완해 규제체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차주의 상환능력범위 내 대출관행을 정착시키고, 업권간·대출상품간·차주간 DSR 규제 차이에 따른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대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사업자대출을 가장한 부동산담보대출이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유동성 공급 채널로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부동산PF의 경우 보증 위주의 여신심사 관행을 개선해 사업의 실현 가능성, 현금흐름 등을 위주로 평가하는 방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금융이란 가계나 기업이 부동산의 취득·임대 및 개발과 관련해 발생하는 자금조달이나 이로 인한 자금흐름, 투자 활동을 말한다. 투자유형별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지분투자형, 부동산투자회사(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가입하는 간접투자형, 주택저당증권(MBS)이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