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총참모부, 현지 지휘관들에 "목숨 부지할 것" 명령 내린 것으로 전해져
젤렌스키 대통령 "영웅들의 목숨 지키기 위한 것...고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할 것"
잡혀간 포로들에 대해 러 크렘린궁 "푸틴, 국제법대로 이들 대우할 것 지시"
◆…지난 15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백린탄을 발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 로이터)
러시아의 최후통첩에도 항복하길 거부한 채 끝까지 저항했지만,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당국은 남은 병력을 철수할 것을 명령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장 광범위한 피해 규모를 불러일으켰던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쓰라린 패배의 아픔을 겪게 됐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새벽 "마리우폴 수비대는 전투 임무를 완수했다"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주둔 중인 부대 지휘관들에게 목숨을 부지하라고 명령했다"고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마리우폴 수비대는 우리 시대의 영웅으로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치하하며 "우크라이나군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마리우폴 수비대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웅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러시아군 통제지역으로 이송된) 장병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는 매우 섬세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점령지역인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과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개전 초부터 마리우폴을 손에 넣기 위해 포격을 집중했다.
이로 인해 마리우폴은 도시 내 기반 시설이 90% 이상 파괴됐으며, 2만명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게 됐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대부분을 점령했을 때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 아조우연대 대원들과 우크라이나군 소속 병사들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마지막 요새로 삼았다.
러시아는 항복하기를 회유하며 최후통첩을 건냈지만 이들은 결사항전을 고수했다.
제철소에 함께 있던 시민들이 대피하는 와중에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에 계속해서 정항하면서 아조우스탈은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 서방 외신은 이번 주 월요일 아조우스탈 제철소로부터 수십여 대의 구조대 버스가 러시아군의 감시 아래에 이동하는 것을 포착해 제철소 안에 갇혀 있던 우크라이나군이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 부상자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에 위치한 러시아군 점령 지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러시아로부터 어떠한 처우를 받게 될지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포로들을 국제법에 맞게 대우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완전히 차지한 것에 비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위치한 돈바스를 점령하는 것은 계속해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작전 전문가들 사이에서 돈바스 점령에서 진전을 보이는 데 필요한 러시아군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