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재송부 요청 기한 지나자 임명 강행
'여가부 폐지' 논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도 강행
민주당 "尹대통령, 국정 주요사안 논의 언급해 놓고, 하루 만에 마이웨이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동훈 법무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안에 재가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이같은 임명 재가 사실을 서면으로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임명을 진행할 건지’를 묻는 질문에 "어제까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출근해서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해 임명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입장 표명 등 논란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안 되고, 재송부 요청기한이 지난 김현숙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도 이미 예견된 바 있다.
하지만 정호영 장관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선 "아직 임명하지 않은 장관 후보자가 몇명 있죠"라고 반문한 뒤, "오늘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말해 지명철회 쪽으로 검토중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지난 9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요청이후 일주일가량 지난 정 후보자에 대해 윤 대통령이 임명을 미루고 있는 데는 야당(민주당)의 강한 반발이 부담 때문인 것으로 좀 더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 한 후보자를 응원하는 꽃바구니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문과정에서 ‘가장 부적격’ 인사로 규정한 한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서 "어제 예산안 뿐 아니라 국정 주요 사안도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했다"면서 "약속 하루 만에 마이웨이 인사를 강행하는 것이 의회주의인가"라고 총공세를 취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한동훈 후보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다수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라며 "민주당은 어제 추경 처리와 코로나19 인도적 지원 등 민생 안보 문제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회 존중과 협치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말 뿐인 의회주의는 국민 불신만 높아진다"며 "무의미한 정호영 복지장관 후보 뿐 아니라 국정 갈등의 폭탄으로 작용할 한동훈·김현숙 후보 등 부적격 인사의 강행 처리에 반대한다"고 거듭 지명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사실상 한 후보자와 정 후보자의 지명철회가 전제돼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이 '뜨거운 감자'인 한 후보자를 전격 장관에 임명함에 따라 국회는 또다시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