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원순 성추행' 강력 비판한 박완주... 2년 뒤 같은 처지 

민주당, 3선 중진 박완주 성비위 혐의로 제명 결정... "당 차원의 처리"

朴, 2년 전 박원순 성추행에 대해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 "참혹하고 부끄러워"

현재 어떤 입장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 민주 또다시 '성인지 감수성 미흡' 오명

더불어민주당이 성비위 혐의를 받고 있는 박완주 의원(3선·천안시을)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취재진에 "오늘 비대위에서 박완주 의원의 제명 건을 의결했다"며 "사유는 당내 성비위 사건이 발생해서 이에 대한 당 차원의 처리"라고 밝혔다.

3선(選) 중진의원이자 이전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당 지도부 인사가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성비위 사건에 휩싸여 제명을 당하면서 민주당은 또다시 국민들로부터 '성인지 감수성 미흡'이라는 오명을 받게 됐다.

다만 당 차원의 빠른 제명 결정으로 이전 ‘박원순-오거돈 사태’와는 사뭇 다르다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는 받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박 의원에 대한 반응과 평가는 매우 냉소적이다. 과거 그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태 때 한 발언과 현재 자신이 취하고 있는 행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2년 전인 2020년 7월 19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서울·부산광역단체장 사태에 대해 "연이은 광역단체장의 성범죄 사건으로 많은 국민이 분노했고 상처받았다"며 "굉장히 참혹하고 부끄러운 심정이다. 민주당 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고(故) 박원순 시장이 생전에 많은 공적을 남긴 만큼 저 또한 매우 복잡한 심경"이라면서도 "하지만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먼저 고(故)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있는 사실 그대로 냉정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지 않았던 부끄러운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거나 방조하지 않았는지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무한책임의 자세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촉구했다.

그렇게 비판의 날을 세웠던 박 의원이 2년 뒤 성비위로 당에서 제명되는 처지가 됐지만 현재, 사과나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라는 말 보다는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이란 말이 더 귀에 들어오는 형국이다.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게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뜻으로 채근담(菜根譚)에서 강조하는 경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