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밀 생산’ 35% 감소...'밀 가격' 고공행진

우크라이나전쟁, 세계 비료 수출량의 5분의 1 증발

국내 밀 자급률 0.5%...2025년까지 5%로 목표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올해 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분의 1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위성 데이터업체 케이로스 사진 분석을 인용, 올해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이 21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치 생산량의 23%, 지난해 생산량 3300만 톤에 비해서는 35% 줄어든 수치다.

케이로스는 주요 밀 재배지가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전투가 집중된 점 등이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출량 2000만 톤으로 세계 6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자체 식량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곡물 수출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을 막고 있어 세계 밀 수급이 더욱 불안정해졌다.

각국의 러시아 제재로 에너지 가격도 상승해 지난 3월 세계 밀 가격은 20%나 급등했다.

세계 최대 비료 생산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비료 수출량의 5분의 1이 사라지자 비료 수급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 제재, 미국과 인도 등 주요 밀 생산국들의 고온 건조한 날씨 등 악재가 겹쳐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의 밀 수확량이 문제가 아니라 수출 가능한 양이 문제"라며 "보통 밀 수출량의 90%가 흑해를 통과하지만 이제는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향후 3년간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 수입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밀 자급률은 0.5%에 불과하다. 지난 30년간 곡물과 식량 자급률 모두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세계 7위의 곡물 수입 대국이 됐다.

정부는 지난 2020년 '밀 산업 육성 5개년 안'을 만들어 국산 밀 비중을 높이기 위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까지 밀 자급률 5%를 목표로 올해 밀 산업 육성에 238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