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허위사실 유포
확인 없이 받아 적은 언론에 인생 끝장"
손혜원·추미애·박영선과 언론사 등 고소 예정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씨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 등 여권인사 4명을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진=조문정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 등 여권인사 4명을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좌가 됐든 우가 됐든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끝장내는 경우는 이제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유라 씨 아들과 보모가 2017년 6월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보호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씨는 "어떤 분들은 '왜 수사하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원망하지 않냐'고 하는데 제 인생이 망가지게 된 건 국회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식 허위사실 유포와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없이 받아 적은 언론 때문인 것 같다. 윤 당선인을 원망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두 살 난 아들이랑 입국할 때는 애가 뭘 잘못했다고... 볼 게 뭐가 있다고... "라며 언론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며 흐느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조문정 기자]
이 자리에 함께한 정씨의 변호인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와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언론을 질타하자 정씨의 흐느낌은 오열로 변했다.
강 후보는 "1,100명의 기자분들에게 알려드렸는데, 언론이라는 이름 하에 폭력적으로 집단적으로 정씨를 마녀로 몰았던 그 언론들이 직접 정씨가 용기를 내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선 오늘은 단 한 명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 기자 출신인 김 대표는 "아무 힘 없고 약할 때는 그렇게 카메라를 들이밀고 마이크를 들이밀던 그 기자들 다 어디 갔는가. 부끄러운 줄 아시라"며 "무엇보다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정씨를 마치 잘못된 국가대표 선발이 이뤄진 것처럼 보도한 악질 언론들을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했다.
정씨는 당시 언론이 제기했던 '국가대표 선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씨는 "애초에 처벌받은 사람도 없고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이라는 증거가 이미 있다. 좌가 됐든 우가 됐든 이렇게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끝장나는 경우는 이제 없어야 한다. 정말 '일벌백계'해 주셨으면 좋겠다. 좌우를 떠나, 정치적 이념을 떠나 제 여덟 살짜리 아들이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데 마지막 양심으로 애를 좀 불쌍하게 생각해 주시라"며 울먹였다.
◆…[사진=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트위터 캡처]
강 후보는 조 전 장관, 안 의원, 주 전 기자, 김씨를 고소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 후보는 먼저 조 전 장관과 관련해 "2017년 1월, 조국은 2014년 고등학생이었던 정씨가 친구 10명 정도에게만 공개했던 A4 용지 2장에 달하는 페이스북 글에서 단 2줄을 발췌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림으로써 탄핵집회에 불을 질렀다. '돈 없는 너희 부모를 욕하라'는 취지의 내용은 정씨가 (비싼 운동인 승마를 한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어온) 친구와 싸우다 나왔던 우발적인 대화였다. 국민들을 상대로 했던 얘기도 아니었고 전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또 조 전 장관이 해당 글을 인용한 시기도 문제 삼았다. 강 후보는 고소장에서 "극히 일부만을 발췌하는 방법으로 그 발췌된 부분의 진정한 의미와 수신의 상대방(친구)을 감췄을 뿐 아니라, 위 페이스북 메시지가 작성된 시기도 2016년 후반 당시인 것처럼 속이는 악마의 편집을 했다"며 "마치 2016년 후반 그 시기에 대통령비선실세파동 정국에서 고소인(정씨)이 이화여자대학교 입학과 관련해 고소인을 비난하는 일반대중에게 위 SNS메시지를 남긴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순실 300조 가짜뉴스'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 후보는 '최순실 300조원 해외 은닉설'을 퍼트린 장본인으로 알려진 안 의원과 관련해서는 "(안 의원은) 정씨에게 세인의 관심과 언론의 폭력적인 관심이 집중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정씨의 한 살배기 아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정씨가 공항에 수갑을 채운 채 끌려오게 만들었다"며 "이제 와서는 안민석은 '자신은 300조 말도 꺼낸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또 "주진우는 '정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딸이다'라는 식의 암시를 방송과 라디오, 토크 콘서트 등을 통해 수도 없이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강 후보는 고소장에 "고소인의 외할아버지인 고(故) 최태민 목사는 1994년 5월 1일 사망했던 바, 1996년 10월에 태어난 고소인의 출생일을 어떻게든 앞당겨서 고소인을 마치 최 목사의 딸처럼 보이게 유도했다"고 적었다.
방송인 김씨와 관련해선 "'정씨가 수많은 비자금을 숨겨놨을 것'이라는 등 온갖 얘기들을 해왔다"며 "너무나 많은 자료가 있어서 그걸 다 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서 오늘 여기(고발장)에는 일부만 발췌했다. 수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자료들을 제출해서 이들이 저지른 만행을 하나하나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고소장을 제출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소하고 왔다. 허위사실 유포하신 의원님들 한 분도 예외 없다. 좌우를 막론하고 두 번 다시 허위사실로 일상이 망가지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정씨는 추가로 손혜원 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언론사 등을 고소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