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잭(Pump Jack) 석유 시추 장비 <사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고위 외교 소식통을 인용, EU 집행위원회가 3일 열리는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정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6차 대러 제재 방안을 제안하고, 각 회원국은 이번 주말까지 찬반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U 관계자는 27개 회원국의 단결을 위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앞서 헝가리는 에너지 금수 조치에 반대해 왔다.
또한 EU가 회원국들에 대체 공급처를 찾는데 시간을 줄 예정이라며 전면적인 러시아산 원유 금수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는 국가 예산의 35%를 석유 수출 대금으로, 7% 가스 수출 대금으로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산 석유의 주 수입처인 EU가 석유 금수 조처를 취할 경우 러시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에너지 담당 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는 것은 기존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카드라 심슨 에너지 정책 담당 EU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당국이 관리하는 환전 방식과 가즈프롬방크의 제2의 전용 계좌를 통해 루블화를 지불하는 것은 제재 위반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EU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에너지 분야의 대러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유럽 경제 대국 독일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앞서 이날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은 석유 금수 조치를 포함한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탄부터 석유까지 수입을 줄일 수 있다"며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결국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린드너 장관은 "독일은 협박당하지 않는다. 계약은 계약이고, 이 모든 계약은 달러나 유로로 지불하기로 돼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루블화 결제를 요구하는 만큼 이에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루블화 대금 지급을 거부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해 첫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반면 루블화 지급 요구를 수용한 헝가리에 대해선 계속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를 통해 유럽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