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여전히 긍정적?’ 물음에 文대통령 "평가 안 하겠다" 

"지금은 김정은 평가하기 적절한 국면 아냐... 레드라인 넘는 ICBM 발사했다"

북핵 포기 못하면 우리도 핵 보유 주장엔 "기술적 가능, 현실적 불가능"

"핵 개발 발언은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 언론이 나무라줘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퇴임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 "평가를 안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대담-문재인의 5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물음에 이같이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 적절한 국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김 위원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지 않았냐‘는 거듭된 질문에 문 대통령은 "그때는 좋은 대화 파트너 때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손 전 앵커가 '지금은 좋은 평가를 못해 주겠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평가를 하기 적절한 국면이 아니다"며 "왜냐하면 ICBM이 발사됐고, 이것은 분명히 레드라인(Red-Line)을 넘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접겠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그런데 이것이 대화의 완전한 단절로 갈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당연히 대화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도 빨리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하나의 길목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합리적인 생각을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강경하지 않은 태도에 대한 비판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저야말로 정말 답답하다"면서 "(북한과 미국의) 강한 말과 말의 대결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선 2017년에 우리가 생생하게 경험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몇달을 전쟁의 위기 속에서 보내지 않았냐"고 반문한 뒤,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군사적 충돌 없이 응징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 현명한 길이겠냐"라고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렇게 주장(답답하다고)한다면 그야말로 답답한 얘기"라면서 "과거 금강산이라든지 개성공단을 중단하게 된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런 것들을 기반으로 해서 남북 간에 많은 협력 사업들이 전개가 되어 있었다면 그 사업 하나 하나가 모두 북한에 대한 압박 수단이라든지 제재의 방법들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우리가 독자적인 제재 수단을 전혀 없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거친 말이 유일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딱한 처지가 아니겠느냐"라며 남북관계에서의 협상은 일반적인 협상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그건 우리가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있으니 물리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핵확산 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하고 국제적인 제재를 받게 되고 한미동맹도 위태로워진다"면서 "그런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도 남북 사이에 핵 경쟁을 하게 되면 일본, 대만 등 동북아지역에 도미노처럼 핵 확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냥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넘어서서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 어처구니없는 주장, 도저히 받아 줄 수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나무라줘야 한다"면서 "언론에서 나무라줘야 하는데 언론은 그냥 단순 전달만 한다"라고도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