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옐런 "現 세계위기 헤쳐 나가기엔, 세계은행 역부족"

세계은행이 전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복잡다단한 위기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70년 된 세계은행이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며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러 전쟁과 코로나19 대유행 등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으며 기후 변화에 대처할 자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1944년의 브레튼우즈 협정에 기초해 1946년 6월에 IMF와 함께 설립된 국제 금융기관으로 개발도상국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줘 경제개발을 돕는다.

옐런 장관은 "IMF는 개별국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기관이었고 세계은행은 자본시간에 접근할 수 없는 국가의 경제개발을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어떤 개혁이 필요한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대규모 민간 자본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의 대출 규모는 2021년 회계연도 기준 총 990억 달러(122조원)에 이른다.

로이터는 세계은행이 미래의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 공중보건 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이 경우 세계은행의 권한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데일립 싱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레튼우즈 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AAA 신용등급에 혜택을 주는 은행 사업모델이 세계 변화를 촉진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며 "세계은행의 임무와 사업 모델을 고려할 시점이 너무 지나버렸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와 같은 발언이 시민사회단체와 개발도상국, 학자들의 요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싱 보좌관은 "은행들이 AAA 신용등급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췄기에, 그 태도를 바꿔 위험을 더 감수하면 개발도상국 투자에 선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방향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빈국 가운데 60%가 부채에 시달리고 있기에 세계은행이 이들의 채무 재조정 필요성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중국을 포함한 민간이 나서서 공동의 틀 안에서 부담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적인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 영향으로 개도국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맬패스 총재는 지난 20일 WB·국제통화기금(IMF) 춘계총회 기자회견에서 "전 분야의 물가상승이 연료와 곡물 가격에 영향 미치고 있다"며 "식량 가격이 37%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며 "세계에 모든 사람이 먹을 식량이 충분히 있으나 필요한 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공유나 판매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맬패스 총재는 개도국이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어 더 큰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최빈국 가운데 60%가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속 불가능한 부채를 안고 있는 국가에 채무 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조기에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